[뉴스토마토 최봄이기자] 올해 총 건설수주액은 지난해 보다 2.8% 감소한 98조7000억원으로 100조원 이하로 떨어지고, 4.1부동산대책에도 하반기 수도권 주택 매매가가 0.5%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건산연)은 26일 동 건설회관 대회의실에서 '2013년 하반기 건설·부동산 경기전망 세미나'를 열고 이 같은 분석을 내놓았다.
◇"올해 건설수주 98.7조 그칠 것..주택시장 부진때문"
◇국내 건설수주 전망(2013년은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전망치, 자료=대한건설협회)
건설 경기 전망에 대한 주제발표를 맡은 이홍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올해 국내 건설수주는 지난해 보다 2.8% 감소한 98조7000억원에 그치고, 건설투자는 정부 SOC 예산 증가 영향으로 2.1%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2005년 99조4000억원을 기록한 이후 8년만에 100조원 아래로 추락한 것이다. 이 연구위원은 "민간 건설수주 침체, 그 중에서도 민간 주택수주의 부진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주택투자(주거용 건축투자)는 27조6000억원으로 2007년보다 36.8%나 감소해 건설투자 침체에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설명이다.
이 연구위원은 "건설 경기뿐 아니라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건설업체 유동성 위기 등 건설산업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민간 주택건설 부문의 조속한 정상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분양가 상한제, 다주택자 양도세중과 폐지, 취득세 추가감면 연장을 비롯해 기업형 임대사업자 육성, 수도권 노후주택 정비사업과 리모델링을 활성화해 주택수주에 숨통을 틔워줄 필요가 있다는 의미다.
건설투자의 재침체를 막기 위해 SOC예산을 충분히 확보해야 한다는 주장도 함께 제시됐다.올해 SOC 예산은 2.1% 증가했지만 선행지표인 국내 건설수주는 지난해 8월 이후 9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이 연구위원은 "상습 정체구간 지하도로 건설 등 생산적 복지구현 차원의 SOC 물량을 확대하고 정부의 정책기조 변화로 공공기관 발주계획에 차질이 빚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거시경제 부담에 4.1대책 효과 미진..월세화 가속
4.1대책의 효과가 미진해 하반기 주택시장은 0.5% 정도 하락할 것이란 부정적인 분석도 나왔다.
주택·부동산 경기 전망을 주제로 발표한 허윤경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거시경제가 불투명한데다 4.1대책의 효과가 미진해 하반기 주택시장은 0.5% 내외의 하락세가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거시경제 환경은 미국의 양적 완화 출구전략이 가시화되고 엔저 현상이 지속되면서 국내 경제에 부담을 주고 있다. 저금리 기조가 유지되며 하우스푸어에게는 도움이 되고 있지만 고용률과 소득이 개선되지 않는 상황에서 신규 주택수요 창출은 제한적인 상황이다.
4.1대책의 효과도 서울 일부 지역의 단기적 반등에 그쳤고 6월 들어 매매가 지수가 하락세로 돌아섰다.
이와 관련 허 연구위원은 "4.1대책의 집중 수혜를 받은 생애최초주택구입자가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낮고 중대형 주택수요의 위축이 극심한 점"을 정부 대책의 한계로 꼽았다.
임대차 시장에서는 월세화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됐다. 지방은 아파트, 비아파트 모두 입주물량이 풍부해 전세가 안정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되지만 전반적으로는 비아파트 공급 물량이 증가해 월세가 늘고 있다는 것이다. 저금리 기조가 이어진다면 집주인이 전세보다 월세를 선호하는 현상은 더욱 심화된다. 허 연구원은 올 하반기 전국 전세가는 2.0%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반기 매매시장, 수도권 0.5%↓ 지방 0.5%↑
◇2013년 하반기 주택시장 전망(단위: 전기말 대비, %)(국민은행 주택종합가격지수 활용, 자료=한국건설산업연구원)
하반기 매매시장은 수도권 0.5% 하락세, 지방 0.5% 상승세가 전망된다.
허 연구위원은 "올해 분양물량이 25만호에 그치고 도시형생활주택과 공공 분양물량 축소로 주택공급이 줄었지만 거시경제, 정부 정책 등 불확실성이 여전하다"며 "거래가 이뤄지지 않고 지지부진한 시장 상황이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반면 하반기 지방 주택시장은 상반기 0.7%보다 다소 둔화된 0.5%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2년간 공급이 집중된 점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고, 2010년 이후 큰 폭으로 가격이 오른데 따른 피로감도 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허 연구위원은 "하반기 분양물량이 감소하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나 준공물량이 급격하게 늘고 있어 연말 하락세 반전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주택시장 활성화를 위한 제언으로 허 연구위원은 "부동산 보유세와 거래세를 변화된 시장환경에 맞게 재검토해 개편하는 등 4.1대책의 추가대책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생애최초주택구입자뿐만 아니라 교체수요, 다주택수요 등 전반적인 수요 진작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허 연구위원은 "연말정산 시 장기주택저당차입금 이자상환공제 요건을 완화하고 교체수요자들을 위해서는 한시적 2주택자의 금융규제 완화를 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또 "중대형 주택 택지를 매입한 공급자가 택지를 소형주택 용지로 변경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하고 월세시장과 비아파트 시장을 연구할 수 있는 지표도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