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함상범기자] 최근 군대 내무생활에서 있을 법한 이야기들을 픽션으로 재구성한 tvN '푸른거탑'과 실제 사병들과 함께 훈련을 받는 MBC '진짜 사나이' 등의 예능을 통해 군에 대한 대중들의 호감도가 높아져 왔다.
'진짜사나이'에서 장혁은 군 조교보다 더 월등한 실력을 행사했고, 류수영은 힘들어하는 샘 해밍턴을 달래며 전우애를 발휘했다. 신입 박형식은 참호에서 상대 병사들에게 이리들리고 저리들리며 고생했다. 이에 남자들은 공감의 박수를 보냈고, 여자들은 군인들의 고충을 이해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지난 25일 한 방송에서 포착된 연예병사들의 행태는 '진짜사나이'에서 보인 땀과 노력을 송두리째 물거품으로 만들었다. 군대를 홍보하는 역할을 맡은 국방홍보대원(이하 연예병사)들이 자유롭게 술을 마시고 안마시술소를 출입하는 모습이 드러난 것이다.
이들 연예병사는 공연이 끝난 뒤 밤 늦게 소주와 맥주를 곁들인 저녁식사를 했다. 이후 이상철(상추) 일병과 최동욱(세븐) 이병은 다음날 오전 1시께 숙소에서 나와 안마시술소 두 곳을 출입했다. 제작진이 두 사람을 알아보고 취재를 하자 최동욱 이병은 제작진의 팔을 꺾고, 카메라를 부수려하는 등 완력을 행사했다.
'진짜 사나이'에서 실제 사병들과 섞여 유격을 받고 화생방에 콧물을 쏟아내고, 다리가 풀릴 정도로 행군을 하는 멤버들의 모습과 이날 방송에서 보여진 연예병사들의 실제 모습은 너무도 대조적이었다.
연예병사들은 숙소이탈(근무지 이탈), 휴대전화 사용(보안규정 위반), 안마시술소 출입(군인품위손상) 등의 각종 징계사항들을 아무 거리낌 없이 자행했다.
사실 연예병사들 군 복무 기강 문제는 하루이틀 제기된 것이 아니다. 일반사병들의 평균 휴가 일수가 약 43일인데 반해 연예병사들의 휴가 일수는 100일을 훌쩍 넘긴 것으로 드러나기도 했다.
여기에다 이번 방송을 통해서는 야간에도 아무런 관리가 없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불침번과 새벽 근무 등으로 수면이 불충분한 일반사병과 연예병사들의 근무조건 차이는 너무나도 심각한 수준이다.
책임의 중심에는 군 당국이 있지만, 방송 제작진과 인터뷰한 국방홍보원 관계자의 답변은 실로 충격이었다.
그는 "한 연예병사는 무릎과 어깨가 좋지 않아서, 안마시술소에 치료를 목적으로 간 것이다. 그 부분은 참작해달라"고 비상식적인 해명을 했다. 심야 안마시술소가 치료 목적으로 드나드는 곳이라고 받아들일 국민이 얼마나 될까.
국민들은 김관진 국방부장관 트위터에 항의 글을 게재하는 등 연예병사의 행태에 대한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이에 따라 국방부는 26일 오전 회의를 한 뒤 안마시술소에 출입한 두 연예병사에 강력한 징계를 내릴 것과 함께 연예병사의 해체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연예병사 출신인 한 연예 관계자는 "사건이 터질 때만 연예병사들을 상대로 교육이 심화되고, 다시 잠잠해지면 기강이 해이해진다. 이 같은 상황이 반복되는 게 국방홍보원의 현 주소"라고 꼬집었다.
국방부가 과연 어떠한 조치를 책임있게 행할지 전 국민들이 지켜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