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윤경기자] 중국의 유동성 경색 우려에 대해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뉴스토마토 자료사진)
25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월가의 대표적 비관론자로 꼽히는 마크 파버와 '브릭스'라는 단어를 처음 만든 짐 오닐 전 골드만삭스 자산운용 회장이 최근 중국의 신용경색 문제에 대해 서로 다른 평가를 내렸다.
오닐이 중국에 유동성이 부족하지 않다고 진단한 반면 파버는 오닐의 의견에 완전히 반대한다는 의견을 낸 것이다.
이번주 들어 2000선이 붕괴된 상하이종합지수는 특히 전일 장중 1900선 밑으로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시장에 유동성 공급을 주저하자 자금경색 우려가 고조됐기 때문이다.
다만 전일 중국 증시는 인민은행이 금융규제당국과 유동성 상황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는 루머에 장 후반 하락폭을 축소하기는 했다.
오닐은 이 같은 시장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신용경색 우려를 일축했다.
오닐은 "실제로 유동성 붕괴가 일어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말도 안 된다"며 "중국이 직면한 최대 근본적 거시경제 딜레마는 저축이 지나치게 많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중국이 금리를 제로 수준으로 끌어내리려고 마음만 먹는다면 이는 단 5초안에도 가능하다"며 자금 경색 우려가 지나치다는 점을 강조했다.
반면 파버는 오닐의 의견에 완전히 동의할 수 없다고 반박하며, 신용 확장세를 감안할 경우 중국에 이미 거대한 신용버블이 만들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또 파버는 "금융 시스템에 상당한 부실신용이 있다"며 "이는 많은 기업들이 제조업이 아닌 금융거래를 통해 돈을 벌어들인 결과"라고 진단했다. 제조업체들이 저금리로 중국 국영은행들로부터 자금을 빌려 의심스런 대출을 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파버와 오닐은 모두 인민은행이 올해 성장률 목표를 7.5%로 제시한 점에 대해서는 지나치게 낙관적이라는 평가를 내렸다.
파버는 "중국 경제 성장세는 매우 실망스러울 것"이라며 "그동안 내가 주장한 바와 같이 중국 경제는 7.8% 혹은 7.9%가 아닌 4% 성장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오닐도 중국이 구조개혁 과정에서 7.5% 성장세를 달성하기 힘들 것이라는데는 동의했지만, 중국 성장률이 여전히 비교적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7.5% 성장은 미국이 4% 성장을 달성하는 것과 맞먹는 수준"이라며 "중국 당국이 개혁에 나서고 있어 향후 상황은 통제하기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