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상직 산업장관, 박 대통령 방중 수행..중국가서 할 일은

입력 : 2013-06-26 오후 5:59:51
[뉴스토마토 최병호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오는 27일부터 중국을 순방한다.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지난달 박 대통령의 미국 순방 때처럼 대통령을 수행할 예정인 가운데 윤 장관이 중국서 어떤 선물을 들고 올지 관심이 쏠린다.
 
윤상직 장관은 지난 방미 일정 중 보잉社 등으로부터 3억8000만달러의 투자를 유치하고 미 에너지부와 공동으로 한-미 에너지협력 방안을 발표하는 등의 성과를 거뒀다. 
 
특히 우리나라는 세계 최대의 시장이자 자원 부국인 중국과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을 추진 중이기 때문에 이번 방중 성과에 따라 정부의 산업과 통상, 자원을 연계한 통상정책의 실효성 여부가 판가름날 전망이다.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사진제공=산업통상자원부)
 
26일 재단법인 한반도미래재단이 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벌인 '한-중 정상이 가장 중요시 할 현안'에 관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른면, 전체 15.6%가 한-중 FTA를 꼽았다. 이는 한반도 비핵화 문제(5.21%) 다음으로 높은 수치다.
 
이에 따라 윤 장관이 방중에서 가장 신경 쓸 일도 한-중 FTA다. 현재 우리나라와 중국은 지난 4월까지 5번에 걸친 실무협상을 진행했지만 1·2차 협상 이후로는 답보상태다.
 
섬유 등 제조업과 농림수산 분야 개방에서 견해 차가 워낙 크고 정치·경제체제가 다른 두 나라가 하나로 묶이는 과정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윤 장관은 국내 산업계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한-중 FTA가 추진되도록 틀을 잡을 필요가 있다. 포괄적이며 실질적인 자유화가 이뤄지도록 하는 한편 국내 농수산업과 중소기업의 피해도 줄이는 방안을 동시에 찾아야 하는 셈이다.
 
정환우 국제무역연구원 연구위원은 "중국은 아직 정형화된 FTA 서비스 협상방식이 마련되지 않았다"며 "우리나라가 중국에 요구할 분야는 적극 강조하고 중국의 요구에 대해서는 대화와 설득을 통해 실리를 찾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공교롭게도 박 대통령은 중국 방문 첫날 시진핑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열 예정이고 방중 일정이 끝난 직후에는 부산에서 한-중 FTA 제6차 실무협상이 열린다. 이번 방중 기간 중 윤상직 장관의 행보에 따라 앞으로의 한-중 FTA 추진이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에너지 분야도 윤 장관의 관심거리다. 최근 연이은 무더위와 원자력발전소 가동 중단 등으로 에너지 관리정책을 개편해야 한다는 주장이 커지는 가운데 발전소를 증설하지 않는 이상 전력문제를 해결할 현실적 방안은 새 에너지원을 찾는 것뿐이기 때문이다.
 
마침 중국은 세계 최대의 자원국인데다 이미 2009년부터 미국에 버금가는 수준으로 신재생에너지에 투자하고 있다는 상황이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 관계자는 "2010년 기준으로 중국이 수력과 풍력, 핵발전 등에 투자한 금액은 전체 전력인프라 투자의 62%"라며 "중국 정부의 투자는 앞으로도 계속 증가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관심을 끄는 셰일가스에 대해서도 중국은 적극적인 개발에 나섰다.
 
코트라 관계자는 "중국은 러시아와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3번째로 매장량이 많은데 올해 초 셰일가스 발전계획을 세워 쓰촨성과 후난성 등에서 채굴을 진행 중"이라며 "그러나 러시아나 미국보다 셰일가스가 매장 깊이가 깊어 개발이 더디다"고 말했다.
 
우리나라는 이미 지난달 방미 일정 중 미국과 셰일가스 개발 기술을 교류하는 등 협력사업 추진을 약속했다. 이를 활용해 중국에 셰일가스 기술개발을 제안하는 대신 공동 개발권을 약속받는다면 에너지 부문에서도 중국과 대화를 틀 여지가 생긴다.
 
에너지경제연구원 관계자는 "중국이 자원 개발 과정에서 겪는 재정부담과 기술문제 등을 줄이기 위해 외국과 협력을 추진할 가능성은 충분하다"며  "우리나라는 이를 적극 활용해 기술을 이전하고 자원 개발권을 선점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방미 일정 선례에 비췄을 때 윤상직 장관이 한-중 FTA와 에너지 부문에서만 대화를 진전시켜도 챙겨도 상당한 성과를 얻은 것이라는 의견이다.
 
코트라 관계자는 "동북아시아 협력을 위해 우리나라와 중국의 평화공조체제 마련이 중요한 상황에서 한-중 FTA는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필수 요소"라며 "그동안 진전이 없던 한-중 FTA 협상을 풀 실마리만 찾아도 이번 방중은 성과를 거두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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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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