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광범기자] 지난 대선에서 새누리당 대선총괄본부장을 지냈던 김무성 의원이 대선 당시 이미 '10.4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원문을 입수했다는 보도에 대해 민주당이 파상공세에 나섰다. 박근혜 대통령을 향해서도 "원문 불법 입수 사실을 알고 있었을 것"이라고 화살을 직접 겨냥하기 시작했다.
박용진 민주당 대변인은 26일 국회 정론관에서 브리핑을 갖고 "오늘 김무성 의원의 발언으로 거짓과 음모라는 빙산의 일각이 이제야 허물어지고 있고, 새누리당과 국정원의 대선승리 탈취 작전의 전모가 드러났다"고 맹비난했다.
그는 '원문이 아니라 문건'이라는 김 의원의 해명에 대해 "우리가 확인한 김 의원의 지난해 12월18일 부산역 찬조연설의 내용은 원문과 너무나 일치한다"고 반박했다.
그는 "지금 와서 부인하기에는 그날 추적추적 비가 내리는 부산역 앞에서 너무 많은 말을 했다"고 덧붙였다.
◇김무성 새누리당 의원(사진=김현우 기자)
박 대변인은 이어 박 대통령을 정면 겨냥했다. 그는 "김 의원은 당시 박근혜 후보가 있는 자리에서 이 발언을 했고, 당연히 박 후보가 이 발언을 인지했을 뿐 아니라, 원문 불법 입수 사실도 알고 있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박 대통령을 향해 "김 의원의 대선 시기 원문 입수 사실을 당시에 알고 있었는지, 그리고 그 불법의 심각성을 인지했는지 밝혀주시길 바란다"고 요구했다.
그는 "설마 후보가 보는 앞에서 총괄선대본부장이 국민들에게 '비분강개'하며 한 말을 몰랐다고 한다면, 그건 정말 이해할 수 없는 일일 것"이라고 강한 의구심을 제기했다.
그는 "박근혜 후보가 이 사실을 알고 있었다면 심각한 국기문란 행위를 방조한 책임을 면할 수 없고, 몰랐다고 하더라도 선거본부 내부에서 벌어진 국기문란 행위에 대해 국민들에게 책임있게 사과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박 대변인은 검찰에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며, 국정원 국정조사를 통해 철저하게 진상 파악에 나설 것임을 천명했다.
그는 "민주당은 김무성 의원에 의해 밝혀진 정상회담 대화록 불법 입수 및 새누리당, 국정원 비선라인의 존재, 불법 선거운동 전반에 대해 검찰에 고발하는 것은 물론, 이번 국정조사에서도 철저히 다룰 것"이라고 각오를 드러냈다.
박 대변인은 이어 '국정원 대선 개입' 사건과 관련해 ▲노무현 대통령 서거 당시 국정원의 댓글 의혹 ▲권영세 주중대사 의혹 ▲김무성 의원 '원본 입수'를 '세 가지 의혹점'으로 규정하고, "세 가지 의혹점들이 어떻게 움직이고 있는지, 연관성을 면밀히 추적하고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브리핑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지금 드러나는 상황으로 보면, 국정원이 대선 당시 통째로 선수로 뛴 것이다. 댓글 몇 개 다는 게 아니라, 자신들이 갖고 있는 주요 국가기밀을 넘겨주고, 그걸 갖고 작업을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향후 민주당의 대응에 대해선 "현재 지도부에 충분히 보고가 돼 있고, 지도부도 이 사건을 (이전과는) 다른 수위로 심각히 보고 있다"며 "다음 스텝을 결정하진 않았다. (대응수위는) 달라질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