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비. (사진제공=KB국민은행)
[뉴스토마토 이준혁기자] '여자골프 세계랭킹 1위' 박인비(25·KB금융그룹)가 압도적인 기량으로 US여자오픈에서 우승하며 미국 여자프로골프(LPGA)의 역사를 새로 적은 가운데, 미국 언론은 LPGA 역사상 최초 '한 시즌 그랜드슬램'의 달성 여부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박인비(25·KB금융그룹)는 1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사우샘프턴의 서보낵 골프장(파72·6821야드)에서 열린 올 시즌 세 번째 메이저 대회인 제68회 US여자오픈(총상금 325만달러)의 4라운드에서 2오버파 74타를 기록해 최종합계 8언더파 206타로 우승을 차지했다. 통산 승수는 9승.
박인비는 지난 4월, 지난달 10일 끝난 메이저 대회인 나비스코 챔피언십과 웨그먼스 챔피언십에서 최종합계 15언더파 273타, 5언더파 283타로 우승을 확정했다. 앞으로 남은 메이저 대회인 브리티시여자오픈과 에비앙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면 한 시즌 '그랜드슬램(4대 메이저대회 석권)'을 달성한다.
이날 생방송 중계를 맡은 NBC-TV는 박인비와의 인터뷰에서 올시즌 그랜드슬램도 기대할 수 있겠냐고 질문했다. 하지만 박인비는 질문에 손사래를 치면서 "오, 이제 그랜드슬램 얘기 좀 그만 해 주세요"라고 사정하는 표정을 지으며 주변의 웃음을 자아냈다.
이날 NBC-TV는 "당신은 골프코스에서 늘 침착함을 유지한다"며 '침묵의 암살자'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박인비의 평정심(serenity)에 관심을 보였다.
이에 박인비는 "성격이 침착한건 사실이지만 어젯밤에는 걱정도 되고 긴장했다"고 고백했다. 이어서 "하지만 골프장에 오면 그런 긴장감이 사라지고 침착하게 플레이를 할 수 있었다"면서 "US오픈 우승이 정말 기쁘고 영광스럽게 생각한다"고 소감을 말했다.
미국 CBS방송은 박인비의 우승 소식을 전하며 "박인비가 애니카 소랜스탐, 줄리 잉스터, 아놀드 파머조차도 못한 것을 해냈다"며 "박인비는 이번 승리로 지난 4월 크래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 지난달 LPGA 챔피언십 대회에 이어 메이저 대회 3승을 이뤘다"며 "기념비적인 우승"이라고 평가했다.
앞서 월스트리트 저널(WSJ)도 29일 "박인비가 이번 대회에서 승리하면 역대 어느 남녀 골퍼도 이루지 못한 한시즌 4개 메이저 우승이라는 위업에 도전할 수 있게 된다"고 의미를 보도했다. 타이거 우즈는 4개 메이저 대회를 석권했지만 두 시즌에 걸친 우승이고, 바비 존스는 아마 대회가 포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