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승수기자] "6월 말일로 취득세 감면 혜택이 끝나자마자 긴 장마가 시작됐어요. 장마가 끝나면 이제 여름 휴가철이 시작됩니다. 문은 열겠지만 장사가 될 것이란 생각은 하지 않아요."
장맛비가 내리기 시작한 2일 찾은 강남 개포동 한 중개업소에서 관계자가 내뱉은 푸염이다.
취득세 감면 혜택 종료와 동시에 본격적인 장마가 시작되며 각 지역 중개업소는 사실상 개점휴업 준비를 하고 있다. 중개업소 밀집 지역 분위기는 평일인데다 비까지 내려 한산함 그 자체였다.
취득세 감면 일몰을 직전에 두고 급매물이 거의 소진돼 시장에는 소비자들의 입맛에 맞는 물건은 턱없이 부족하다. 계절적 요인과 관계없이 거래가 절벽 밑으로 떨어지는 일은 불가피 하다는 진단이 나오는 이유다.
이 관계자는 "취득세 감면 종료 막판 매도자는 타이밍을 놓치지 않기 위해 가격을 내리며 매수심리를 자극해 거래가 많았다"면서 "급한 물건은 다 정리가 됐고, 취득세 감면 혜택도 사라져 계절적 요인이 아니라도 거래는 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개포주공1단지 종합상가 전경(사진=한승수기자)
특히 장마와 무더위, 휴가로 인해 매매는 물론 중개업소의 버팀목 역할을 하던 전·월세 거래 손님마저 귀해지는 시기로 중개업계에는 혹독한 시련의 계절이다. 다만 최근에는 전세난으로 인한 임대차 시장 변수가 있어 영업을 포기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노원구 노원공인 관계자는 "6월부터 8월까지는 여름 비수기로 매매, 임대차 모두 거래가 급감하는 시기지만 요즘은 귀한 전세물건을 찾기 위해 무더위에도 발품을 파는 사람들이 있어 우리도 놓고만 있을 수는 없다"고 전했다.
또한 지난 달 몰아닦친 거래 폭풍은 거래가 사라질 두 달을 버틸 수 있는 체력을 만들어줬다.
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에서는 부동산광풍이 몰아쳤던 2006년 이후 가장 많은 거래량이 신고됐다. 총 8974건으로 2006년 12월 1만4762건 이후 최고량이다. 6월 거래로는 역대 최고다.
김성일 대치동 행운공인 대표는 "든 업소가 그렇진 않겠지만 그래도 우리는 한 달 장사로 근근이 두 달은 버틸 수 있을 것 같다" 말했다.
현재 중개업소 현장은 벌써부터 찬바람이 불어오는 부동산시장 최고 성수기인 가을만을 기다리고 있다.
김 대표는 "매년 여름이면 비수기를 버텨야했고 비수기가 아니라도 최근 5년 동안 매일이 비수기였다"면서 "두달 정도 보내는 일은 이제 큰 일도 아니다"며 헛웃음을 지었다.
상황이 이렇자 7월은 역대 최악의 거래량을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소비자의 발목을 묶어놓는 장마가 6월 중후반에 시작했던 예년과는 달리 올해는 예보와 달리 수도권의 장마가 늦어졌기 때문이다.
서초동 ㅂ중개업소 관계자는 "비가 와야 할 때 안 와주는 상황에서 취득세 감면 마감 효과로 매수자와 매도자 모두 마음이 급해지며 될만한 거래는 6월 거의 다 된 것 같다"면서 "지난 달 역대 최고의 거래량을 기록했다면 아마도 이달에는 역대 최악의 거래 상황이 펼쳐질 겁니다"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