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현우기자] 새누리당 의원들은 2일 국회 본회의장에 들어섰다가 긴급 의원총회를 열었다.
민주당이 ‘국가 기록원 보관 자료 제출 요구안’ 통과를 당론으로 정했다는 소식을 듣고, 새누리당도 통과 당론을 의원들에게 재확인한 것이다.
대통령 기록물 관리법상 노무현 전 대통령의 남북정상회담 관련 자료 일체 열람과 사본 제출을 요구한 이번 법안은 재적인원 3분의 2 이상 찬성이 필요하다.
최경환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먼저 열린 의원총회에서 “양당 모두 당론이 되어도 솔직히 200표 이상 찬성표를 얻는다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사안이다”며 “만약 이 안건이 본회의에서 부결이 되었을 경우 거기에 따르는 폐해가 엄청나게, 부작용이 예상된다”며 의원들에게 통과 협조를 당부했다.
새누리당 입장에서 최악의 시나리오는 새누리당 의원들의 반대표로 요구안이 부결되는 것이다.
새누리당은 노 전 대통령의 NLL포기 논란을 키우기 위해 국정원의 대화록 공개를 거들었지만 대화록 공개 이후 여론조사에서 국민 과반수 이상이 NLL포기 발언은 없었다고 대답하는 등 역풍을 맞고 있다.
리얼미터가 지난 24~28일 전국 성인 2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새누리당 지지율은 전주보다 5.2%포인트 하락한 43.4%를 기록했다. 반면 민주당은 전주보다 3.8% 포인트 오른 25.3%를 나타냈다.
두 당의 지지율 격차는 27.1%포인트에서 18.1%포인트로 줄었다.
새누리당 의원들의 반대로 기록물 요구안이 부결됐다면, ‘새누리당이 NLL대화록을 감추려고 한다’는 인상을 줘 역풍이 더 거세졌을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이 첫 고비를 무사히 넘겼지만 아직 핵심적인 난관은 그대로다.
민주당은 노 전 대통령의 공동어로구역 등거리•등면적 지도 등 기록원 자료가 공개되면 노 전 대통령의 NLL포기 논란이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종결될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문재인 민주당 의원은 “기록 열람 결과, 만약 NLL 재획정 문제와 공동어로구역에 관한 노대통령과 참여정부의 입장이 북한과 같은 것이었다고 드러나면, 내가 사과는 물론 정치를 그만두는 것으로 책임을 지겠다”고 공언했다.
민주당의 기록원 원본 자료 공개 요구를 새누리당이 “국정원의 녹취록과 음성 파일만 공개하자”며 반대했던 것은 자료 공개가 부담스러웠기 때문으로 보인다.
만약 노 전 대통령의 NLL포기 의혹을 잠재울 증거가 나온다면 새누리당에 대한 비판 여론은 더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또 국민 여론 과반수가 NLL포기를 믿고 있지 않기 때문에, 뚜렷한 증거가 나오지 않더라도 새누리당에 불리한 국면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김현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