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국내 조선업 2분기 영업이익이 1분기에 이어 감소세가 지속된 것으로 추산됐다.
지난 2010과 2011년 경쟁이 치열했던 시기에 저가로 수주한 물량이 대부분 지난 2분기에 몰린 탓이다.
다만 드릴십, LNG선 등 고부가 제품 수주 물량이 증가하고 초대형 컨테이너선 등 일부 선종에 대한 발주량이 늘면서 1분기에 비해서는 감소 폭이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4일 증권정보 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현대중공업(009540)의 올 2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각각 13조5410억원과 3156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2%, 영업이익은 12.0% 감소한 수치다.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이 34% 증가하며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던
삼성중공업(010140)의 2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3조6660억원, 279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9.4%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3.0%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대우조선해양(042660)의 매출액과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각각 3조7031억원과 1033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6.3%, 영업이익은 25.1% 감소한 수치다.
이와 함께 KB투자증권에서는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현대미포조선(010620),
한진중공업(097230) 등 국내 주요 5개 조선사들의 2분기 합산 매출액을 전년 동기 대비 2.8% 하락한 22조970억원으로 추정했다. 합산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8.6% 감소한 5670억원으로 예상했다.
업계에서는 이같은 2분기 실적 감소세의 가장 큰 이유로 저가수주로 인한 수익성 악화를 꼽는다.
2008년 이후 전세계 조선업 경기가 침체되면서 2010~2011년 사이 소량의 발주 물량을 서로 차지하기 위해 치열한 저가수주 경쟁을 벌인 탓이다.
조선업의 경우 배를 만드는 도크를 놀리기 보다는 싼 가격이라도 배를 만들어 일손을 놀리지 않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어려운 시기임에도 조선 빅3 모두 일정 부분 수주잔량은 확보했지만 배를 인도하는 시기가 되면서 저가수주로 인한 수익성 악화가 드러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업체별로 수주한 선종이 다르고 각 계열사별 실적이 갈리면서 실적 감소폭은 저마다 제각각으로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상반기 122억달러 규모의 조선·해양 물량을 수주하는 등 조선 빅3 중 가장 많은 물량을 수주했지만 경쟁사에 비해 상선 비중이 높아 수익성 개선에는 큰 도움이 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계열사인 현대오일뱅크의 정유 마진이 축소되면서 전체적인 실적 부진을 견인했다. 현대오일뱅크는 지난 1분기 정유업황 호조로 196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지만 2분기에는 소폭의 흑자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중공업은 드릴십 등 고부가 해양플랜트 프로젝트 수주 비중이 높아 3사 중 하락폭이 가장 적을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수주잔고 중 해양플랜트 비중이 60%에 달하고 상반기에 수주한 해양플랜트 프로젝트의 옵션이 9척에 달해 하반기에도 일정 부분 수익성이 보장될 것으로 보인다.
대우조선해양은 대한해운과의 합작사인 DK마리타임, 풍력 자회사인 드윈드와 대만 TMT사의 선박 등 매출채권에 대한 충당금 규모가 실적의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