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사진)손흥민. (사진=이준혁 기자)
[인천국제공항=뉴스토마토 이준혁기자] '손세이셔널' 손흥민(21·레버쿠젠)이 한국 축구의 영웅으로 꼽히는 차범근 전 감독의 뒤를 잇기 위한 발걸음을 시작했다.
손흥민은 5일 오전 인천공항을 통해 독일행 비행기에 올랐다. 아버지 손웅정 씨와 함께 공항에 모습을 드러낸 손흥민은 모자를 깊게 눌러쓰고 아무 감정이 없는듯한 표정을 지으면서 무난한 디자인의 편안한 복장을 하고 있었다. 최근 기성용과 윤석영 등으로 파장이 확산되자 주변 시선을 피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손흥민이 편한 복장으로 온 이유에는 적은 휴식기도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A대표팀 경기에 참여하면서, 독일서 입국한 이후로 그에게 주어진 쉬는 시간은 적었다.
그는 함부르크를 떠나 올 시즌부터 레버쿠젠 소속으로 활약한다. 차범근 전 감독의 선수시설 소속 팀으로도 유명한 레버쿠젠은 지난 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최종 3위에 오른 강팀이다.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에도 출전한다.
손흥민은 다수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레버쿠젠이란 새 팀에 합류하게 됐다. 설레기도 하고 긴장도 된다"면서 말문을 열었다.
이어 "한국에서도 계속 레버쿠젠과 연락을 취했다. 팩스로 구단이 준 훈련프로그램을 잘 소화했다"며 "이제 독일서 1년동안 지내야 한다. 한편 새 팀에서 새 선수들과 서로 호흡을 맞추고 경기를 뛸 생각에 설렌다"라고 토로했다.
또한 그는 "구단에서 비싼 돈을 들여 영입한 선수인 만큼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열심히 해야한다"면서 "훈련장 안팎에서 성실한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손흥민 영입을 위해 레버쿠젠은 무려 1000만 유로(약 151억 원)를 내놨다. 구단 역사상 최고 이적료다. 손흥민에 대한 레버쿠젠 측의 기대감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손흥민의 이번 레버쿠젠 이적에 따라 가장 많이 거명된 축구인은 단연 차범근 전 감독이다. 1983~1989년 레버쿠젠 선수던 차 전 감독은 1987~1988시즌 유럽축구연맹(UEFA)컵에서 우승을 이끈 맹활약 때문에 유명하다.
손흥민은 "차범근 감독님의 이름이 거론되는 것만으로도 영광이다. 따라가려면 아직 멀었다"며 취재진 질문에 멋쩍게 웃었다.
손흥민의 아버지 손정웅씨 또한 "차 감독님의 팀에 손흥민이 간 것 자체로도 소름이 돋는다. 그 분은 한국 축구의 한 획을 그은 분 아닌가. 흥민이의 롤모델로 어마어마한 동기부여가 될 것 같다"고 반기면서도 한편 겸손해했다.
손흥민은 6일 함부르크 구단을 방문해 구단 직원과 선수단에게 작별인사를 마치고 오는 8일 레버쿠젠으로 이동한다. 이후 10일 팀에 합류해서 오스트리아 전지훈련에 참석한다. 레버쿠젠의 올 시즌 첫 경기는 오는 8월10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