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은정기자] 우리는 펀드에 가입할 때 수익률을 조금이라도 더 높이기 위해 펀드의 종류와 가입시기, 적립방법 등 여러가지를 저울질합니다.
반면에 펀드를 환매할 때에는 어떻게 하나요? 갑자기 급하게 돈 쓸일이 생겨서, 수익률이 마이너스가 나니 불안해서 펀드를 빼 버립니다.
하지만 수익률에 있어 가입만큼이나 중요한게 환매인 것 아시나요? 펀드를 파는 순간 수익이 확정되니까요.
적립식 펀드의 경우 가입 시점보다 환매 시점이 더 중요합니다. 목돈이 한 번에 들어가는 게 아니라 매달 적립식으로 들어가기 때문에 돈이 쌓이기까지는 시간이 걸리겠죠. 환매 시점이 다가올 때쯤이면 목돈이 운용되는 건데, 이 목돈을 한꺼번에 환매하게 되면 수익이 극대화될 수도 있지만 반대로 손실이 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투자할 때 왜 적립식으로 하나요? 투자 시점을 분산해 주가 하락 위험에 대비하기 위해서 인데요. 적립식으로 투자를 하듯이 환매도 무작정 하는것이 라니라 계획이 필요하다는 얘기입니다.
일단 펀드에 가입하고 환매할 땐 '무조건 수익을 낸다'는 마음가짐으로 임해야 합니다. 성공하는 트레이드들은 매매에 대한 애착과 따고자 하는 의욕을 공통적으로 지니고 있다고 합니다.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의 투자 원칙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첫째, 돈을 잃지 않는다, 그리고 둘째 원칙은 첫째 원칙을 반드시 지킨다는 건데요. 결론적으로 돈을 잃지 않는 게 가장 중요한 원칙이라는 거죠. 그러면 어떤 투자든 이익이 날 때까지는 무조건 환매해선 안 된다는 걸까요?
여기서 워런 버핏의 투자 원칙을 하나 더 생각해보면, 바로 ‘가치 투자’입니다. 충분히 싸다고 생각되는 우량 주식에 장기 투자하면 이익이 나잖아요. 그때 이익실현을 하는 거죠.
우리는 어떤가요? 이익이 날 때가 아니라 손해가 나는 시점에서 더 큰 손해를 봐서는 안된다는 생각으로 그만두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우리 역시 곧 망할 것 같은 기업에 투자하는 게 아니라 장기적으로 전망이 있다고 생각되는 회사에 투자하잖아요. 그럼 분명히 이익이 나는 시점이 있을 테니 그때까지 충분히 기다렸다가 팔자는 거예요. 그러니까 손실을 볼 때도 조급해해서는 안 됩니다. 손실이 날 때 환매하면 결코 수익을 낼 수가 없으니까요.
적립식 펀드에 적용해서 얘기하자면, 손실이 났더라도 환매하지 않고 계속 불입해야 합니다. 적립식으로 분할 투자하면 매입단가를 낮출 수 있기 때문입니다.
투자를 하다 보면 수익이 날 때도 있고 손실이 날 때도 있는데요. 적립식 펀드는 중장기투자에 적합한 상품이니 시장 상황이 안 좋을 때 펀드 좌수를 더 늘려놓으면 향후 시장 상황이 좋아지면 수익을 좀 더 극대화 할 수 있습니다. 경기는 3~5년주기로 순환하니까요.
그렇기 때문에 손실이 났을 때 잘 견디려면 일단 여유 자금을 가지고 느긋하게 투자해야 한다는 사실도 잊지 말아야 합니다.
하지만 예외도 있습니다. 만약 3년이상 성적이 저조하거나, 벤치마크 수익률에 비해 크게 떨어지거나, 비슷한 유형의 펀드에 비해 부진할 때, 또는 수탁고가 급격하게 감소하거나, 펀드매니저가 지나치게 자주 변경되거나, 운용사의 상황이 어렵다고 판단될 때에는 다른 펀드로 갈아타는 계획도 세워야 합니다.
어쨌든 예외의 상황이 아니라면 적립식 펀드는 최소한 3년 이상 장기 투자한다고 생각하고 꽁꽁 묶어둬야겠네요? 무조건 그런 것은 아닙니다. 장기 투자를 하면 펀드나 주식의 수익률이 높아질 가능성이 높단 얘기지 100퍼센트 옳단 얘기는 아닙니다.
어느 정도 목표수익률 달성했으면 환매하고, 다시 떨어졌을 때 들어가는 전략을 세워야 하는데요. 장기 투자는 목표수익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일 뿐이니까요. 수익이 100퍼센트 난 상황에서 좀 더 있으면 200퍼센트 날 것 같아서 그냥 기다렸는데 다시 떨어지면 정말 억울하잖아요.
목표수익률을 정해놓으면 그런 실수를 범하지 않게 됩니다. 목표수익률을 달성한 후 환매하고, 다시 떨어졌을 때 투자한다면 수익이 극대화될 테니 그 기회를 놓치면 안 되겠죠? 그래도 욕심이 생긴다면 수익을 낸 일부는 팔고 일부는 보유하는 ‘부분환매’ 전략도 좋습니다.
이 모든 것을 지킬 자신이 없다면 최후의 수단으로 그럼 기계적으로 환매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개인의 의지에 실려 있는 위험성도 없애버리자는 거예요.
만약 종자돈의 절반은 채권형 펀드에, 나머지 절반은 주식형 펀드에 있다면, 3개월 혹은 6개월마다 적립금을 비교합니다. 3개월 후 주식형 펀드가 손실이고 채권형 펀드가 수익이라면, 채권형 펀드에서 수익을 낸 금액을 빼서 주식형 펀드의 손실을 메우는 일을 반복하는 방법입니다.
예를 들면 채권형 펀드에 1000만원, 주식형 펀드에 1000만원을 넣었을 때, 3개월 후 채권형 펀드 1050만 원, 주식형 펀드 800만원이라면 주식형 펀드에서 난 손실분 200만원을 채권형 펀드에서 대체하는 거예요. 그러면 채권형 펀드 850만원, 주식형 펀드 1000만 원이 되겠죠. 또 3개월 후 비교해서 채권형 펀드 880만원, 주식형 펀드 1200만원이라면 주식형 펀드를 200만원 매도해서 채권형 펀드에 넣어 채권형 펀드 1080만원, 주식형 펀드 1000만원을 만드는 것입니다.
투자를 하다 보면 감정이 있는 사람이기 때문에 냉정해지지 못할 때가 있지만, 이렇게 기계적으로 투자하면 최소한 이익이 났을 때 환매하지 못하고 손실을 맛보는 우를 범할 가능성이 낮습니다. 수익률은 극대화하진 못하겠지만 안전하게 운용하는 방법입니다.
펀드는 사는 것만큼이나 파는 게 중요합니다. 평소 소홀히 생각한 환매의 기술이 펀드 투자의 성패를 가르는 중요한 요소라고 할 수 있습니다. 펀드 환매의 기술을 익히고 수익으로 연결시키세요.
세계적으로 유명한 트레이더 코치인 반 K 타프의 말이 생각나네요.
"매매에서 승리하고자 하는 마음을 갖고, 승리하고자 전념하면 누구나 승리할 수 있다고 믿어요. 승리하는 방법을 배우느냐, 배우지 않느냐가 문제일 따름이죠. 너무 많은 사람들이 자기들의 신념을 고집하고, 자신들의 낡은 신념에 계속 매달리죠. 이와 반대로 나의 신념을 끊임없이 진화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