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수현기자] 국가정보원 국정조사특별위원회가 본격적인 활동 돌입에 난항을 겪을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자칫 국정조사가 '개점휴업' 상태에 들어가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여야는 오는 10일 조사 범위와 증인 채택 등을 협의해 실시계획서를 채택할 예정이지만 특위 위원 제척 문제로 팽팽하게 맞서고 있어 파행 기류가 감지된다.
새누리당은 "국정원 여직원 감금 인권유린 사건으로 고발된 김현·진선미 의원은 배제돼야 한다"는 입장이고, 민주당은 "얼토당토 않다"며 반발하고 있다.
지난 2일 두 의원이 제척사유에 해당한다며 새누리당 위원들이 퇴장해 출발부터 삐걱거린 국조 특위는 이후에도 여야 간 이견차를 쉽사리 좁히지 못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신경민 민주당 최고위원(사진)은 8일 "새누리당은 최초에 민주당 의원들이 피고발인이어서 제척이라고 주장하다가 5시간 정도 후에 국조 위원들이 정작 본회의에서 계획서 채택을 반대, 기권하거나 불참했다"고 지적했다.
신 최고위원은 "이같은 새누리당 행동에 '새누리당도 고발인이라 제척사유', '이중인격'이라는 비판이 일자 이번에는 국정원이 구원투수로 등장하고 있다"며 진선미 의원을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고소한 국정원을 비판했다.
그는 "새누리당과 국정원이 한 몸이 돼서 국정조사를 공회전시키려고 매우 노력하고 있다"면서 "국조 회피와 무력화의 다음 꼼수, 다음 억지는 아마도 여성 인권 문제로 국조를 호도하려 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민주당은 지난 7일 광주에 이어 9일 전주, 11일 세종시, 13일 부산에서 잇따라 당원보고대회를 갖고 국정원 대선 개입 규탄 목소리를 내는 등 당 안팎으로 정부여당을 압박한다는 계획이다.
그렇지만 여야는 김현·진선미 의원 제척 문제 뿐만 아니라 국조 조사 범위와 증인 채택에 있어서도 대립각을 첨예하게 세우고 있어 지리한 공방이 예상된다.
새누리당은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국정원본 사전입수 의혹 또한 조사해야 한다는 민주당의 주장에 반대하고 있다. 아울러 김무성 의원과 권영세 주중대사를 증인으로 채택하자는 민주당의 요구 역시 받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NLL 재점화로 대선 개입 국기문란 사태의 논점이 상당히 흐려진 가운데 비슷한 전략으로 평가되는 새누리당의 제척 카드를 민주당이 방어하지 못할 경우 국정원 국조의 차질은 불가피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