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광범기자] 안철수 의원과 '정책네트워크 내일'이 주최한 국정원 개혁방안 토론회가 8일 국회에서 열렸다. 이 자리에서 참석자들은 국정원이 정치개입 등의 행태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선 개혁이 불가피함에 인식을 같이 했다. 이들은 '특검'·'예산 통제'·'수사권 분리' 등의 다양한 문제 해결 방안을 제시했다.
이태호 참여연대 사무처장은 국정원 댓글 공작을 주도한 부서인 '심리전단'의 명칭에 대해 "명확한 군사용어"라며 "군사작전을 적군이 아니라 국민과 헌법, 투표 행위를 향해 벌였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것은 굉장한 심각한 문제"라며 "이에 맞는 비중으로 다뤄지고 있느냐를 봐야한다"며 언론의 보도 행태를 꼬집었다.
이 처장은 실체적 진실을 밝히기 위해선 국정조사를 뛰어넘는 특별검사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전직 대통령과 전직 대통령의 국정원이 관련돼 있고, 현직 국정원장, 법무장관도 개입돼 있는 것 같다. 또 이것으로 이익을 본 후보자가 대통령이 됐다. 이걸 검찰수사로 끝내야 하는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정치권에서 국정조사를 철저히 하는 것을 넘어 조속한 시일내에 특별검사를 의제로 다뤄야 한다. 검찰이 국정원 수사의 정보를 독점하는 게 안심이 되나"고 반문하며, "특별검사는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국정원이 '댓글 공작'이 민주당에 의해 적발된 후 보인 행태에 비해 "치사하다"며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처음에는 '여직원 인권유린', 두번째는 '매관매직', 세번째는 NLL 대화록 유출로 사건의 본질을 흐리려 했다"고 맹비난했다.
이어 "국정원 자신은 일급기밀을 악용해 그것을 공개했으면서, 불의를 고발한 사람들에게는 가혹했다"며 "자기 스스로를 고발해야할 사람들이 죽은 전직 대통령 뒤에 숨었다"고 비판했다.
이 처장은 그러면서 국정원의 정치개입을 명확히 밝히기 위해선 남재준 국정원장에 대한 해임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명박 정부의 국정원이 여전히 정치적 주체로 자기를 인식하고 있고 댓글 증거를 감추고 있다"며 "이걸 막기 위해서라도 현 국정원장은 반드시 해임돼야 한다. 그래야 이 문제가 객관적으로 다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국정원이 국가예산을 통해 불법을 저질렀는데, 그 불법을 감추기 위해서 국가예산을 또 다시 사용하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는 국정원의 개혁을 위해서는 최종적으로 대통령의 의식이 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국정원이 해서는 안 되는 일들은 현행법에도 불법"이라며 "대통령과 그 참모들이 이런 문제에 대해 어떤 식견을 갖고 있는가와 더불어 임무를 충실한 사람이 국정원장에 임명됐는지 등의 사람 문제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국정원 법제관을 역임한 이석범 변호사는 국정원 개혁방안으로 ▲'통일해외정보원'으로의 명칭 교체 ▲수사권 분리 ▲기획·조정권한의 NSC 이관과 함께 ▲의회의 통제 강화를 제시했다.
이 변호사는 특히 '의회의 통제 강화'를 위해서 현재 타 부처를 통해 우회적으로 편성되고 있는 예산에 대해 특례법 폐지를 통한 투명성 강화 방안을 제시했다.
그는 "부서의 성격상 예산의 지출내역을 정확하게 공개할 수 없는 부득이한 사정이 있지만, 사회 전체의 투명성 제고와 함께 정치구조의 투명성을 요구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고려할 때, 예산구조의 투명성을 보여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국회의 해당 상임위인 정보위원회의 자료제출요구에 대한 거부권을 삭제해 예결산에 대한 실질심사를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며, 또 자료제출 요구를 거부를 막기 위해 이에 대한 형사처벌조항의 신설 필요성을 강조했다.
(사진=한광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