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8일
남양유업(003920)의 대리점 불법행위와 관련, 시정명령과 과징금을 부과했지만 회사와 피해대리점협의회의 대립은 좀처럼 멈출 기색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이날 공정위는 대리점에 제품 구매를 강제하고 대형 유통업체 파견사원 임금을 전가한 남양유업에 시정명령과 총 123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는 내용의 심의결과를 발표했다.
또 관련 임직원을 대상으로 검찰의 수사결과와 고발요청 등을 검토해 위원회 심의를 거쳐 추가로 검찰에 고발할 예정이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잘못된 관행을 반성하고 개선했다"며 "앞으로 대리점과 상생하는 모범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번 공정위 심의결과에 관한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고, 대리점협의회와의 협상에서도 기존의 의견을 고수할 뜻을 내비쳤다.
이 관계자는 "이번 과징금 결과에 어떻게 대응할지 말해줄 수 없다"면서 "보상금 산정을 제외하고 협의회가 요구하는 대부분 내용을 수용한 상태"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협의회 관계자는 "협의회 점주만 해도 200여명으로 대략 400억원의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전체 1800여개 대리점의 피해를 고려하면 이번 과징금은 너무 적은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최소 2년에서 많게는 30년까지 대리점을 운영한 점주들이 그동안 회사를 믿고 따랐지만 거짓말을 일삼았다"며 "진정한 상생을 원한다면 이제는 점주들에게 믿음을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지난 7일 오후 서울 중구 남대문로 남양유업 본사 앞에서 국회의원, 시민사회단체, 중소상공인 등 각계에서 4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조속한 사태 해결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회사에 대한 강력 투쟁을 선언하며, 19일째 단식농성을 이어오던 이창섭 피해대리점협의회 회장은 이날 단식을 중단했고 현재 서울 중랑구 면목동 녹색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앞으로 협의회는 공정위 검찰 고발과 별도로 전국을살리기비대위와 경제민주화국민본부 등과 함께 회사의 횡포에 집단 고발을 진행할 예정이다.
특히 여직원을 차별하고 업무상 불이익을 준 것에 관해 여성단체들과 별도로 홍원식 회장 등 경영진과 관계자를 고발할 방침이다.
한편 대리점 불공정행위로부터 불거진 소비자의 불매운동으로 남양유업 유제품의 매출이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참여연대가 입수한 A대형마트의 지난달 남양유업 유제품 매출액은 22억2170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29억9814만원보다 26% 정도 줄었다.
매출수량으로도 지난해 6월 96만9193개에서 올해 6월 70만6307개가 팔려 27% 정도가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참여연대 관계자는 "전 국민이 남양유업 사태의 조속한 해결을 회사 측에 지속해서 촉구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실제 전국편의점주협의회와 전국문구점협의회, 네티즌과 트위터리언의 불매캠페인은 계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11월21일 남양유업의 한 대리점이 주문마감 시 102박스를 주문했으나 지점 마감 후 실제 주문량이 234박스로 늘어난 화면 캡처. (사진제공=남양유업 피해대리점협의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