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경진기자] 앵커: 남북이 지난 6일 판문점에서 실무회담을 통해 개성공단 설비 점검과 완제품 반출 등에 합의했습니다. 개성공단 재가동에도 원칙적으로 합의했습니다. 모레 개성공단 정상화를 위한 남북간 후속 실무회담이 예정돼 있는데요. 첫 실무회담과 달리 결과를 낙관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정치부 정경진 기자와 함께 자세한 내용 알아보겠습니다.
남북이 지난 주말 개성공단 실무협상을 타결했는데요. 합의 내용부터 설명해주시죠.
기자: 남북은 지난 6일 판문점에서 열린 개성공단 실무회담에서 16시간에 걸친 마라톤 협상 끝에 공단 재가동에 원칙적으로 합의했습니다. 남북이 이번 실무협상에서 합의한 사항은 모두 4가지입니다.
남북은 장마철 피해를 줄이기 위해 남측 기업 관계자들이 10일부터 개성공단을 방문해 설비를 점검하거나 정비하기로 했습니다. 또한 남측 기업들이 완제품 및 원부자재를 반출할 수 있도록 허용키로 했습니다. 이를 위해 성공단을 출입하는 남측 관계자들의 통행과 통신 신변안전 등을 보장하는 데 합의했습니다. 공단 운영 정상화를 위한 후속회담도 10일 개성공단에서 개최하기로 했습니다.
앵커: 이번 실무회담이 개성공단 사태 해결을 위한 첫 단추를 끼웠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는데요. 정부는 회담결과를 어떻게 평가하고 있습니까.
기자: 정부는 우리측 요구가 대부분 관철된 것에 대해 대체적으로 만족하는 분위기 입니다. 우리측 수석대표를 맡은 서호 통일부 남북협력지구지원단장은 실무회담 결과 브리핑에서 "개성공단 가동 중단으로 인해 신변안전에 대한 우려가 있는 상황에서 설비 점검과 물자 반출 등을 위한 우리 측 인원들의 안전한 복귀와 신변안전 보장을 확보한 점은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서 단장은 "이번 합의가 개성공단의 발전적 정상화의 첫 걸음이 되기를 기대하면서 남북간 신뢰를 쌓아나가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앵커: 정치권도 실무회담이 성과를 낸 것에 대해 한 목소리로 환영하고 있다구요?
기자: 정치권은 남북이 이번 실무협상을 통해 개성공단 정상화를 위한 돌파구를 마련한 것에 대해 일제히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새누리당은 어렵게 이뤄진 이번 합의 결과에 대해 의미있는 진전이 이뤄진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민주당은 개성공단과 남북관계 정상화의 첫발을 뗀 것으로 평가하고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진보정의당 역시 이번 회담이 남북경협의 최후 보루이자 상징인 개성공단 정상화의 계기가 되기를 바라면서 환영한다는 뜻을 나타냈습니다.
앵커: 모레 기업인 방북과 함께 개성공단 정상화를 위한 후속 회담이 열릴 예정인데요. 정부는 어떻게 준비하고 있습니까.
기자: 정부의 후속 실무회담 목표는 개성공단의 발전적 정상화입니다. 개성공단을 가동중단 직전의 상태로 되돌리데 그치지 않고 북한으로부터 재발방지를 위한 약속을 받아내는 것입니다. 하지만 1차 실무협상 과정에서 남북의 의견차이가 가장 컸던 부분인 만큼 구체적인 대응전략을 제시하지는 않고 있습니다. 대신 차분하게 준비해 성과를 내는 데 최대한 노력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앵커: 개성공단 운영중단 사태를 방지할 수 있는 대책을 만들겠다는 정부의 입장도 확고하다구요.
기자: 정부는 재발방지책이 마련돼야만 공단 운영이 정상화될 것이란 점을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공단 가동 중단 등의 상황이 재발되지 않는 조건이 마련되고 개성공단의 발전적 정상화가 이뤄지는 과정에서 재가동이 이뤄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박근혜 대통령도 오늘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면서 "앞으로 남북관계가 잘 성사되려면 상식과 국제적 규범에 맞는 합의를 만들고, 그렇게 만들어진 합의는 반드시 지켜져야 신뢰가 쌓이고 발전적 관계를 만들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앵커: 모레 열릴 후속회담은 여러모로 쉽게 끝날것 같지 않은데요. 회담 전망은 어떻게 보고 계십니까
기자: 남북은 후속 회담에서 공단 정상화 문제를 집중 논의할 예정입니다. 하지만 남북의 입장차가 커 협상과정에서 난항이 예상됩니다. 우리측은 공단 운영중단 사태에 대한 북측의 책임있는 입장 표명과 재발방지책을 요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러나 북한은 장마 대책과 개성공단 재가동 문제에 집중하면서 우리측 요구를 회피하는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앵커: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은 실무회담 타결에 대해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기자: 기업들은 90여일간 가동이 중단됐던 개성공단의 정상화 물꼬가 트이면서 환영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입주기업들은 오늘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방북에 대비한 대책회의를 가졌는데요. 이들은 오랫동안 멈춰선 기계와 제품의 상태를 파악하기 위해 필요한 규모의 인원을 보내는 방안을 우선적으로 논의했습니다. 하지만 공장 재가동이 이뤄지지 않으면 피해를 줄일 수 없는 만큼 재발 방지를 위한 남북 당국의 협상 타결에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