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익환기자]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발생한 아시아나 충돌사고와 관련해 착륙 당시 상황을 두고 미국 당국의 조사내용과 사고기 조종사의 답변이 상반돼 논란이 되고 있다.
현재 미국 당국은 착륙 당시 속도가 현저히 낮아진 점 등을 토대로 사고 원인을 조종사 과실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하지만 샌프란시스코 현지에 파견된 정부 조사단이 조종사 면담을 마친 결과 "엔진출력이 생각만큼 상승하지 않았다"는 답변을 내논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기체결함 가능성을 제기한 것이란 해석이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 활주로에 충돌한 아시아나 여객기 모습.(사진=美 NTSB 트위터 캡쳐)
미국 연방교통안전위원회(NTSB)는 9일(한국시간) 아시아나항공 충돌사고와 관련한 브리핑을 열고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이 자리에서 데보라 허스먼 NTSB 위원장은 "사고기는 충돌 3초전 103노트(시속 190㎞)로 비행 중 최저 속도였다"며 "정상 착륙을 위한 기준 속도인 137노트(253㎞)에 상당히 못 미쳤다"고 밝혔다.
이어 "조종사 한 명이 속도를 높이라고 주문하자 50%에 머물고 있던 엔진출력이 상승하기 시작해 여객기 속도가 106노트(196㎞)로 올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러한 발표 내용은 우리나라 정부 조사단이 조종사들과 면담한 결과와 상반되는 내용이다.
지난 8일 오전 아시아나 사고기 조종사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파견된 정부 사고조사지원단과 면담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조종사들은 "고도가 낮아서 엔진 출력을 올리기 위해 레버를 올렸는데 출력이 생각만큼 나오지 않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즉, 최근 강하게 제기되고 있는 조종사 과실의 가능성을 일축하고, 엔진 등 기체에 결함이 있을 수 있다는 취지의 답변을 한 것이다.
특히 최근 해당 여객기인 보잉 777이 착륙 도중 엔진이 꺼지는 사고가 발생한 이력도 있기 때문에 사고 원인으로 간과할 수 없다는 분위기가 퍼지고 있다.
국내 한 항공기 전문가는 "착륙 당시 고도와 속도가 정상적이지 않았다는 사실만으로 조종사 과실 혹은 기체 결함 등을 단정지을 수는 없다"며 "답답하겠지만 블랙박스를 조사해봐야 정확히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