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수경기자] 국내외 SPA 브랜드들이 연이은 빅 세일전에 돌입하면서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최근 신생 SPA 브랜드 합류 등으로 업체간 경쟁이 점차 가열되면서 저가 전략을 전면에 내세운 고객 유치전이 한창이다.
경기 불황으로 얇아진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기에 가장 수월한 수단일 뿐 아니라 브랜드 홍보 효과도 크기 때문에 각 업체마다 앞다퉈 세일에 나서고 있는 것.
11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기존 해외 SPA드에 대항하는 국내 SPA의 추격전이 빠르게 진행되면서 이전보다 경쟁구도가 치열해진 탓에 세일 정책이 범람하고 있다.
유니클로는 이번달 5일부터 28일까지 베스트셀러 상품을 최대 50%까지 할인하는 '여름 특별세일 2탄'에 들어갔다. 앞서 다양한 여름 상품을 할인 가격에 선보인 1탄에 이은 추가 할인 이벤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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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토종 SPA 브랜드 역시 질세라 세일 대열에 합류했다.
제일모직(001300)의 SPA 브랜드 '에잇세컨즈' 는 지난달 20일 부터 올해 S/S상품들을 최대 50%까지 할인 판매하는 대대적인 세일행사에 돌입했다. 오프라인 매장과 온라인·모바일 스토어에서 동시에 진행된다는 소식에 포털사이트 검색어 1위에 오르기도 하는 등 접속자가 몰려 사이트가 마비될 정도로 큰 반응을 끌고 있다. 매출증대와 함게 홍보효과까지 톡톡히 챙겨가고 있는 셈이다.
이랜드의 SPA 브랜드 '스파오' 도 이번달 2일부터 여름 정기세일에 들어갔다.이번 세일 기간에는 의류와 잡화, 액세서리 등 스파오의 봄·여름 시즌 신상품을 최대 50%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한다
각 브랜드들은 가격 할인 외에도 1벌을 사면 1벌은 공짜로 주는 '1+1' 행사나 2벌을 사면 1벌을 공짜로 주는 '2+1' 세일도 수시로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과도한 할인경쟁이 업계 발전의 질적인 측면을 저해한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워낙 경쟁이 치열하다보디 할인 기간이나,할인율 등 수위가 점점 높아지고 있는 상황" 이라며 "브랜드 차별화 전략에서 점차 저가마케팅 쪽으로 변질되어가고 있는 느낌이 드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한편 업체들은 패션업계의 극심한 불황에도 불구하고 SPA 업계만큼은 '불황 무풍지대' 로 알려졌지만 속사정을 들여다보면 '남는게 별로 없는 장사' 라고 고충도 털어놓고 있다.
SPA 한 관계자는 "정상매출을 좀먹는 저가 전략이지만 일단은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어쩔수 없이 할인 대열에 낄 수 밖에 없는 처지" 라며 "외형 확대에 비해 실속면에선 떨어질 수 밖에 없는 구조" 라고 말했다.
실제로 일부 업체의 경우, 매출은 지난해에 비해 크게 늘어난 반면 영업이익은 주춤해지고 있는 추세다. 저가 마케팅이 계속될 경우, 결국 제 발등 찍는 형국으로 진행될 수 밖에 없는 것.
무분별한 할인 경쟁에서 벗어나 각 브랜드 고유의 특성과 제품 경쟁력을 앞세운 건전한 경쟁구도 형성이 시급해 보인다는 지적이다.
◇국내외 SPA 브랜드들이 빅 세일전에 돌입하면서 치열한 가격할인 경쟁을 펼치고 있다.(사진제공=스파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