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업계, 국가전력 비상에 8월 대보수 집중..득실 놓고 이견

입력 : 2013-07-16 오전 9:25:58
[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내달부터 정부 주도의 전력 의무 감축제가 시행되는 가운데 국내 대표 철강사들이 8월에 설비 보수를 집중할 계획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시장에 풀려 있는 과잉 물량을 처리할 수 있는 기회로 인식하는 반면 다른 한편에서는 생산량 감소로 수익성이 더 악화될 수 있다는 상반된 주장이 나오고 있다.
 
산업자원통상부는 내달 5일부터 30일까지 계약전력 5000㎾ 이상인 사업장에 대해 매일 오전 10~11시, 오후 2~5시 등 피크시간대 전기 사용량에 따라 최대 15% 의무 감축을 실시한다.
 
철강업계는 전력 다소비 업종으로 분류돼, 이번과 같은 정부의 특별조치가 없더라도 전력 사용량이 치솟는 여름철에 주로 설비 보수를 몰아서 실시해왔다. 올해는 가동이 중단되는 원전이 늘면서 정부가 8월 전력난을 우려해 전력 의무 감축까지 시행하는 상황.
 
이에 철강업계는 8월에 대보수 기간을 집중시켜 전력 사용량을 최대한 줄인다는 방침이다. 통상 7월말부터 8월초 철강업계 휴가철에 맞춰 보수작업을 진행했지만, 올해는 하반기에 예정돼 있는 정기 보수에 특별 보수 일정까지 추가시켜 최대한 정부 계획에 동참한다는 계획이다.
 
◇내달부터 정부 주도의 전력 의무 감축제가 시행되는 가운데 국내 대형 철강사들이 8월에 설비 보수를 집중할 계획이다.(사진=뉴스토마토자료)
 
포스코(005490)는 하반기로 예정돼 있던 포항제철소 전기강판과 후판공장 정기수리 계획을 앞당겨 8월 중 실시함으로써 설비가동 중단 기간에 2만㎾, 광양제철소 산소공장의 일부 가동 중지를 통해서도 2만㎾의 전기 사용량을 감축키로 했다.
 
보수작업으로 인해 부족해진 쇳물은 최근 준공한 광양제철소 1고로에서 충당해 손실을 최소화할 계획이다.
 
계열사인 포스코특수강 제강공장은 2개의 전기로를 교차 가동하고, 10월 예정이던 보수공사 일정을 내달 19일부터 28일까지로 앞당겨 시간당 5만㎾의 전기사용량을 감축할 예정이다.
 
현대제철(004020)은 당진제철소 내 열연, 후판, 철근 라인을 포함해 인천과 포항 등 모든 사업장에서 설비 보수를 실시한다.
 
국내 철강사 중 가장 많은 전기로를 보유하고 있는 현대제철은 7월에 대보수를 진행할 계획이었지만 정부의 요청으로 일정을 8월로 미룬 것으로 알려졌다.
 
동국제강(001230)은 포항 형강공장에서 오는 24일부터 내달 6일까지 정기 대보수를 실시한다. 이어 내달에는 인천공장 내 전기로 2기와 압연공장 2곳에서 설비를 번갈아 가동하며 2주 동안 보수공사를 진행한다.
 
한편 국내 대형 철강사들이 8월 한달 간 집중적인 대보수를 실시하는 것을 두고 업계에서는 득실을 놓고 이견이 분분하다.
 
먼저 대보수를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에서는 중국 철강사들이 쏟아내는 물량에 더해 국내 철강사들의 공급량도 과잉된 상태에서 8월 생산량이 줄어들 경우 과잉현상 해소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최근 모건스탠리가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철강회사들의 공급 과잉 물량은 최대 3억3400만톤에 달하고, 이중 우리나라는 500만톤 정도가 초과 공급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다른 한편에서는 설비 가동 중단으로 생산 효율이 떨어져 수익성이 더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특히 전기로의 경우 한 번 가동을 중단할 때마다 일반 고로에 비해 비용이 더 많이 들기 때문에 보수 횟수 증가는 곧 수익성 악화로 직결된다. 1분기에 이어 2분기 실적도 감소세가 유력한 만큼 달갑지만은 않다는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는 "8월에 대보수 기간이 집중되면서 많게는 40%까지 일시적으로 생산량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 시기에 낮은 가격을 앞세워 국내 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중국 제품의 공세가 더욱 강화될 것"으로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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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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