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수현기자] 국회 국가정보원 국정조사특별위원회가 표류하고 있는 가운데 새누리당이 제기한 김현·진선미 의원 제척 요구를 수용하려는 민주당의 움직임이 감지되자 이에 대한 내부 반발이 생기고 있다.
아무 것도 하지 못하고 예정된 국조특위 일정의 3분의 1 가량이 허비된 상황에서 민주당이 두 의원 제척 문제를 놓고 지도부와 의원단이 한목소리를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전날 두 의원 배제를 논의한 최고중진연석회의에 참석했던 정세균 상임고문은 16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저는 개인적으로 두 사람을 빼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정 상임고문은 새누리당이 국조를 실시할 의지가 없는 것 같다고 의심했다. 그는 "사실 저 사람들(새누리당)이 국조를 통한 진실을 규명하고 책임자를 처벌할 의지가 전혀 없다고 보여진다"면서 "국조를 하려면 예산도 수억원이 들어간다"고 지적했다.
정 상임고문은 "당 지도부가 새누리당의 국조 무력화 시도에 그대로 원칙론을 고수하다가 국조를 무산시킬 것인가. 아니면 그래도 어떻게 해보는 노력을 할 것인가를 매우 고심해야 될 시점"이라면서 "저는 개인적으로 절대 저 사람들의 터무니없는 주장에 무릎을 꿇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라고 전했다.
이는 새누리당의 두 의원 제척 요구가 말도 안 되고, 예산도 많이 들어가는 만큼 두 의원을 특위 위원에서 교체해도 국조가 제대로 실시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국조가 무산이 되더라도 원칙을 지키는 게 맞다는 주장이다.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 당시 후보 캠프 공보단장을 맡았던 우상호 의원은 같은 날 SBS라디오 '서두원의 사시초점'과의 인터뷰에서 두 의원 사퇴는 "논란의 문제라기보다는 당의 전략의 문제"라면서도 "인사에 관한 문제니까 당사자들과 긴밀하게 이야기 나눠볼 필요가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우 의원은 "만약 두 분과 상의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지도부에서 추진한 것이라면 상당히 무리가 따를 수밖에 없던 것 아닌가 싶다"면서 "사실 사퇴 문제는 본인들이 사퇴하는 것 아니겠나. 본인들과 지도부가 어느 정도 깊은 교감을 나누었는지 의문"이라고 물음표를 남겼다.
그는 거듭 "지도부가 결정하면 모든 의원이 무조건 따라야 하는 그런 사안이 아니지 않냐"면서 "그렇기 때문에 이런 문제는 당사자들과 직접 만나서 깊이 있게 대화를 시도해야 한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한편 지도부이자 국조특위 위원인 신경민 최고위원은 YTN라디오 '전원책의 출발 새아침'과의 인터뷰에서 "제가 지도부와 특위 간에 연락책 역할을 하고 있다"며 "두 분의 거취를 포함해서 특위에 관한 모든 결정사항은 특위에서 결정하도록 되어 있다"고 분명히 했다.
신 최고위원은 전날 지도부와 특위 간에 이견을 빚은 것은 "브리핑 상의 혼선일 뿐이지, 당내 혼선은 아니다"면서 "지도부가 택한 의견은 국조는 계속돼야 된다는 의견의 연장에서 특위에 맡겨야 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제가 중간 링크 역할을 충실하면서 사실 무슨 이견이나 대립이 있었던 적은 없었다. 지금 현재 민주적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고, 그 와중에 약간의 말하자면 소음이 난 것이지만 그건 민주적인 정당에서 있을 수 있는 일이다"면서 이 문제가 당내 갈등으로 비치는 것을 경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