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속 지갑 어디에 여나 봤더니..'외모'에 투자

입력 : 2013-07-16 오후 4:50:49
[뉴스토마토 김기성기자] “아저씨와 아줌마는 거부한다!”
 
노무(NoMU;No More Uncle)족과 노마(NoMA;No More Aunt)족이 뜨고 있다. 상대적으로 여유로운 지갑에, 젊음을 유지하고 싶은 욕구까지 더해지면서 새로운 소비주체로 각광받기에까지 이르렀다.
 
이는 소비패턴의 변화로 이어졌다. 불황일수록 외모에 대한 지출이 늘고 있는 것. 외모가 곧 능력이자 자기관리 척도가 됐다는 분석이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국내 소비자 500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안티에이징 산업에 대한 소비자 인식 조사’에 따르면, 젊음을 유지하고 아름다워 보이기 위한 안티에이징에 대한 지출을 크게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들의 81.8%가 최근 3년간 소비지출 여력이 빡빡해졌다고 답한 것과는 대비된다.
 
이들 중 61.2%는 비타민, 홍삼제나 영양제 등 건강보조제를 복용 중이었으며, 58.6%는 블루베리, 견과류 등 건강식품류를 섭취하고 있었다. 또 최근 인기가 오른 식초음료, 다이어트음료나 피부보습제를 섭취하는 소비자는 13.8%였으며, 특히 여성은 5명 중 1명꼴(20.9%)로 이를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이 높을수록 젊음 유지에 대한 관심도 또한 높아 50대 이상 소비자의 80%가량이 건강식품류나 건강보조제를 복용 중인 것으로 조사됐다.
 
◇기능성화장품(사진=이지함화장품 홈페이지)
뷰티케어 제품 활용도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절반이 넘는 54.2%가 미백이나 주름개선을 위한 기능성 화장품을 사용 중이었으며, 46.6%는 염색이나 탈모방지 등의 헤어케어 제품을, 25.8%는 피부관리기, 바디슬리밍 등 뷰티가전도 활용 중이었다.
 
한발 더 나아가 피부과나 성형외과 시술을 받은 경우도 16.4%에 달했으며, 12.4%는 치아미백이나 교정을 한 경험도 있었다.
 
눈에 띄는 점은 성별로 나타난 확연한 차이. 남성은 모발에, 여성은 피부에 관심이 높았다. 남성은 헤어케어 제품 활용도가 36.8%로, 기능성화장품(24.4%), 뷰티가전(16.9%), 치아미백(7.9%), 피부과 또는 성형외과 시술(3.7%) 등을 압도했다.
 
반면 여성은 무려 82.2%가 기능성화장품을 사용, 피부미용이 대세임이 확인됐다. 헤어케어 또한 절반이 넘는 55.8%가 사용 중이었으며 뷰티가전(34.1%) 또한 남성에 비해 사용도가 높았다. 피부과나 성형외과 시술을 받은 비율은 28.3%, 치아미백은 16.8%로 조사됐다.
 
안티에이징 활동에도 투자를 게을리 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43.2%는 피트니스 센터에 가입한 경험이 있었으며, 37.4%는 실내용 자전거 등 헬스기구를 구매해 활용 중이었다. 연령별로는 20대의 경우 피트니스 회원 활동(52.5%)이 가장 높았으며, 50대는 실내용 헬스기구 활용 비중(45.2%)이 가장 컸다.
 
안티에이징 활동이나 제품을 사용 중인 이들에게 연간 지출을 물었더니, 피트니스와 피부클리닉, 요가 등에 연평균 70만9000원, 화장품 구입에 연평균 38만4000원을 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타민, 홍삼제 등 영양제류 지출에 들어가는 돈은 35만9000원으로 집계됐다.
 
이외 피부과나 성형시술, 치아미백과 교정 등 미용 목적의 의료비 지출에 연평균 61만2000원이 빠져 나갔다. 특히 20대는 미용 목적의 의료비에 76만1000원을 써, 다른 연령대를 압도했다.
 
이들이 안티에이징 제품과 서비스를 활용하는 이유로 ‘젊음에 대한 관심’과 ‘외모가 곧 능력’이라는 기준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응답자의 86.9%가 ‘과거보다 젊음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고 답했으며, ‘외모가 곧 능력이자 자기관리의 척도’라고 생각하는 이들도 63.9%에 달했다. 심지어 ‘살림은 어려워도 젊게 사는 삶을 누리는데 돈을 아끼지 않겠다’는 응답자도 29.0%에 이르렀다.
 
향후 안티에이징 제품과 서비스 활용을 전반적으로 늘릴 계획인지를 묻는 질문에는 응답자의 99.2%가 ‘늘리거나 현 수준을 유지하겠다’고 답했다. 이중 지출을 늘릴 품목을 묻자 응답자의 55.2%가 ‘건강보조제, 건강식품류’를 꼽았고, 다음으로 ‘미백, 주름개선 등 기능성 화장품 활용’(39.4%), ‘건강유지 목적의 피트니스, 피부클리닉 활용’(36.2%), ‘미용목적의 피부과, 성형외과, 치과 등의 이용’(12.2%) 순이었다.
 
때문에 이들은 향후 안티에이징 사업에 대해 그 가능성을 높게 봤다. 무려 응답자의 86.4%가 ‘유망하다’고 답했다. 다만 안티에이징 제품이나 서비스 구매의 불편사항으로 ‘높은 가격’(60.4%), ‘불확실한 제품효과’(59.2%), ‘재료나 원료에 대한 불신’(44.8%), ‘외모관리를 사치로 보는 사회분위기’(10.6%) 등이 꼽혀 개선돼야 할 사항으로 지적됐다.
 
박종갑 대한상의 상무는 “12조원 규모의 안티에이징 시장이 매년 10%씩 급성장한 데는 수명연장과 저출산 고령화, 시니어 세대의 부상, 여성의 사회진출 및 외모중시 경향 확대 등 사회적 요인이 큰 몫을 차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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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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