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헌철기자] 이마트가 오프라인 매장과 온라인 가격을 다르게 책정해 고객들에게 혼선을 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온라인몰은 오프라인 매장과 동일한 신선식품과 품질보증, 할인혜택 등으로 이미 인기를 몰이를 하고 있지만, 가격까지 인하 하면서 주말 영업규제 등을 피해 안정적으로 수익을 내기 위한 방안으로 활용되고 있다.
지난 15일 뉴스토마토가 이마트 서울 강서구 가양점을 직접 방문해 조사한 결과 오프라인 매장 가격이 인터넷 이마트몰 가격보다 최대 114%나 비쌌다.
이날 이마트몰에서 개당 690원하는 돼지호박은 가양점에서 1480원에 판매되고 있었다. 이마트몰에서 개당 990원인 애호박은 36% 비싼 1350원, 봉당 2480원인 모둠 쌈채소는 32% 비싼 3200원이었다.
가양점에서 만난 고객 A씨는 "모둠쌈 3봉을 구매(9600원)했는데 이마트몰(7440원)에서 샀을 때보다 2140원이나 손해를 본 셈"이라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니베아포맨 쉐이빙젤센스티브는 30%, 오뚜기 카레는 9%, 동서식품 카누와CJ 부침가루는 4%, 광동 비타500은 3%, 농심 신라면큰사발 2.4%, 오뚜기 즉석미역국, 오뚜기 짜장, 서울 체다슬라이스치즈, 대상 종가집맛김치는 각각 2%가 가양점 가격이 이마트몰보다 비쌌다.
업계는 최근 영업규제로 대형마트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이마트가 영업규제를 받지 않는 온라인몰 고객층을 대거 흡수하기 위해 가격 인하 정책을 쓰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규제도 피하고 성장성이 큰 온라인시장도 선점해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는 계산인 셈이다.
이와 함께 경쟁사의 최근 정책을 견제하기 위해 다급히 만들어낸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최근 홈플러스가 '가격비교 차액보상제'로 이마트를 정조준하고 나오자 급작스럽게 대응하면서 온라인 가격만 내리는 실수를 한 게 아니냐는 것이다.
홈플러스는 가격경쟁력 자신감을 무기로 지난 5월30일부터 이마트몰과의 가격차이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가격비교 차액보상제'를 실시했으며, 이 결과 6월 매출이 강제휴무 이후 15개월 만에 처음으로 전년 대비 7.1% 성장을 기록했다.
홈플러스의 가격 비교 타깃이 이마트몰이기 때문에 이마트 입장에서는 온라인 가격에 더욱 신경이 쓸 수밖에 없다.
하지만 소비자의 입장에선 차별을 받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현재 대형마트 온라인몰 매출은 전사 매출의 평균 5% 미만이다. 직접 차를 몰고 나와 무거운 짐을 들고 돌아가는 고객이 95%다. 대부분의 고객들이 상대적 피해를 입게 되는 셈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마트가 영업규제와 노조탄압 이슈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최근 홈플러스마저 도성환 사장 취임 후 공격적인 마케팅을 선보이고 나오자 상당히 부담을 느끼는 것 같다"며 "온오프라인 가격 차이는 규제와 경쟁사 대응 등이 맞물려 낳은 결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