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오늘도 '말' 때문에 "시끌시끌"

지도부, 소속 의원들에 '말실수 조심' 당부

입력 : 2013-07-17 오후 6:26:36
[뉴스토마토 한광범기자] 민주당이 소속 의원들의 '입' 때문에 난리다. 연이은 의원들의 말 실수로 원내대표가 결국 소속 의원들에게 말실수를 조심하라는 '당부의 말씀'을 보내기에 이르렀다.
 
김한길 대표는 17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무엇인가 죄를 짓고 할 말이 없는 사람들을 곧잘 잘못을 지적하는 말꼬리를 빌미로 싸우자고 대든다. 그러면 죄의 본질이 사라지고 말싸움이 돼버리고 만다"며 새누리당의 최근 공세를 '말꼬리 잡기'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동시에 "아주 큰 잘못을 지적할 때일수록 더욱 말에 신중을 기해서 빌미를 주지 말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죄의 본질이 가려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최근 홍익표 전 원내대변인의 '귀태' 발언과 이해찬 상임고문의 독설을 문제 삼은 것이다.
 
그러나 김 대표 발언 얼마 뒤 최고위원회의에서 김 대표의 인근에 앉은 조경태 최고위원은 논란이 된 발언을 곧장 내뱉었다. 단지 조 최고위원의 독설은 외부가 아닌 당 내부로 향했을 뿐이다. 김현·진선미 의원이 '국조 특위 위원' 사퇴를 밝히는 상황에서 부적절했다는 비난이 쏟아졌다.
 
조 최고위원은 홍익표 전 원내대변인과 이해찬 고문의 발언을 "막가파식 발언"으로 규정하며 "당에 도움을 주지 못할 망정 쪽박을 깨뜨리는 일을 해서야 되겠냐"고 맹비난했다.
 
조 최고위원은 더 나아가 민주당의 낮은 지지도가 구주류탓이라는 발언을 이어갔다. 그는 "특정계파의 정치적 이득만을 추구하는 배타적 독선적 사고에서 벗어나 대다수 국민들이 동의하고 수긍하는 민생 수권정당으로 거듭나기를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당내의 장외투쟁 목소리에 대해서도 의원들의 개인플레이로 지도부의 영이 서지 않는다며 "지도부의 한 사람으로서 모멸감을 느낀다"고 독설을 날렸다.
 
이와 관련해 트위터를 중심으로 한 인터넷에선 야권 성향 누리꾼들의 반발이 이어졌다.
 
한 트위터리안(@******ngsunny)은 "조경태는 소위 '친노'에 대한 원한이 삶의 동력인 듯"이라고 비판했다. 또 다른 트위터리안(@***orea)도 "문재인 까고 이해찬을 까면 당신 위상이 올라가나"고 비난했다.
 
민주당 한 관계자도 "김현, 진선미 의원이 국조특위 위원을 억울하게 사퇴해 당 사람들 마음이 무거운 상황에서 꼭 그런 얘기를 해야됐는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오후에는 임내현 의원이 성희롱 발언으로 도마 위에 올랐다. 임 의원은 기자들과의 점심 식사 자리에서 "서부 총잡이가 죽는 것과 붕어빵이 타는 것 그리고 처녀가 임신하는 것의 공통점이 뭐냐"고 물은 뒤 "너무 늦게 뺀 탓"이라고 말했다. 당시 자리에는 여기자 4명이 동석했다.
 
◇임내현 민주당 의원(사진=뉴스토마토)
 
관련 기사가 나간 후 비난이 증폭되자 지역구인 광주를 방문하고 있던 임 의원은 현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적절치 못한 발언으로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며 "상처를 받은 해당 기자분과 국민 여러분께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고 몸을 낮췄다.
 
김한길 대표는 임 의원의 사과 회견에 앞서 상황을 보고 받은 뒤 전화를 통해 임 의원을 강하게 질책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측근 인사를 해당 기자들에게 보내 사과의 뜻을 전하기도 했다.
 
김 대표는 충북 청원의 한 농가를 방문한 자리에서도 기자들에게 이와 관련해 "임 의원에게 강력하게 경고했다"며 "다시는 이런 일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전병헌 원내대표도 이에 앞서 임내현 의원 성희롱 발언 등 소속 의원들이 '말'로써 연이어 물의를 일으키는데 대해 '당부의 말씀'이라는 공지를 통해 "공식행사 및 사석에서 사안의 본질과 다른 과도한 표현이나 말실수로 오해를 불러일으켜 국민들의 심려를 끼치는 일이 없도록 각별한 주의와 신중을 기해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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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광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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