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넥스 1호社..'기업 알리기' 나섰다

"1~2년 내 코스닥 진입 목표..개인 예탁금 기준은 낮춰야"
기관투자자·VC업계.."코넥스 시장 거래 활성화 의문"

입력 : 2013-07-18 오후 3:56:54
[뉴스토마토 박수연기자] 코넥스 시장 1호 상장기업들이 한데 모여 '기업 알리기'에 발벗고 나섰다.
 
자금조달이 어려운 중소·벤처기업들을 돕기 위해 지난 1일 야심차게 출범한 '코넥스 시장'이 아직은 당초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기업을 적극 알려 거래 활성화를 돕겠다는 의지다.
 
18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한국거래소와 한국IR협의회 주관으로 열린 '2013 코넥스시장 상장법인 합동 IR'에서 연사로 나선 최홍식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 본부장은 "무엇보다 코넥스 상장 기업들의 가치를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 자리를 통해 다양한 투자자를 만나 잠재적인 수요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코넥스시장 1호 상장법인 21개사를 포함, 기관 투자자, 애널리스트, 벤처캐피탈(VC), 엔젤투자자 등 약 200여명이 참가했다.
 
크게 기업설명회와 소그룹모임으로 나눠져 기관 투자자와 연구원들을 위한 자리가 마련됐다. 아울러 21개사 코넥스 상장사 최고경영자(CEO)들이 향후 코넥스 시장의 규제 완화와 교류활성화에 대한 주제로 토론이 진행됐다.
 
전날인 17일에는 대신자산운용이 코넥스 시장에 투자할 수 있는 공모펀드를 업계 최초로 출시하면서 자금이 부족한 개인투자자를 위한 투자 통로가 열렸다는 평가도 나왔다.
 
◇21개 상장社.."코넥스 발판 삼아 1~2년 내 코스닥 진입 목표"
 
이날 코넥스 시장 1호 상장기업들 대부분은 적극적으로 기업을 성장시켜나가 최대한 1~2년안에 코스닥 시장에 진입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최홍식 코스닥시장 본부장의 설명에 따르면 코넥스는 코스닥으로 가기 위한 일종의 '사관학교'다. 상장문턱을 낮춰 진입하되 나름의 선별작업을 통해 잠재성장력을 가진 기업을 적극 육성해 이른 시일 내에 코스닥 시장으로 진출시키겠다는 것이다.
 
실제 코넥스 상장 기업 중 아진엑스텍, 대주이엔티, 이엔드디, 대주이엔티 등 4개 기업이 코스닥 상장을 시도했다가 승인 거절 당한 후 코넥스의 문을 두드렸다.
 
지난해 반도체 사업 비중이 커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감으로 코스닥 기업 승인 작업에 실패했던 아진에스텍은 코넥스 통로로 다시 한번 도약해 코스닥에 입성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날 CEO 협의체 대표로 선출된 김창호 아진에스텍 대표는 "향후 반도체 사업 비중을 줄이고 스마트폰 사업 비중을 확대하는 등 매출 편중 비중을 완화해 공격적인 매출 성장을 이뤄갈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서비스업체인 에프엔가이드의 김군호 대표도 "코넥스 시장에서 자금 조달, 투자, M&A(인수합병) 등 다양한 기회를 활용해 글로벌하게 성장하겠다"며 "이번 코넥스 시장에 상장함으로써 타 경쟁사와도 차별화될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온·오프라인 결제사업을 영위중인 옐로페이의 이성우 대표는 "상장기업중 우리 기업이 매출규모가 가장 작지만 코넥스 시장의 의의에는 가장 잘 부합한다고 생각한다"며 "작은 기업일수록 이른 시일 내에 코스닥 시장에 상장해 타 기업들의 본보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기업들 대표들은 개인투자자 예탁금 기준 너무 높다는 점, 기관의 투자가 적극적이지 않다는 점, 이로 인해 거래가 부진할 수 있다는 점 등을 향후 개선점으로 꼽았다.
 
김창호 대표는 "코넥스에서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개인 투자자 참여가 많이 제한되고 있는 점"이라며 "개인 투자자 예탁금 기준을 낮추고, 세제혜택과 충분한 인센티브를 제공해 장벽을 완화해야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군호 대표는 "무분별한 투자자들의 진입을 막기 위한 취지 자체는 좋지만 향후 시장이 안정되고 나면 규제를 서서히 완화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기관투자자·VC업계.."코넥스 시장 아직은 조심스러워"
 
기업들의 기대감 섞인 목소리와는 달리 기관투자자들과 VC 업계들은 코넥스 시장 자체에 대해 우려감을 내비쳤다. 규모가 작고 거래량이 부진한 기업들에 투자해서는 제대로 된 수익성을 창출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지난 1일 코넥스 시장이 개장 첫날 거래량은 22만주를 기록한 이후 줄곧 거래량이 10만주 안팎에 머물렀다. 하루 거래량이 전무한 기업들도 속속 나오고 있다. 17일 현재 일 거래금액은 4억6000만원 수준으로 지난 1일 13억8000만원에 비해 3분의 1 가까이 감소한 수치다. 
 
한 벤처캐피탈업계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코넥스 시장을 밝게 바라보지는 않는다"며 "코넥스 기업보다 다른 쪽 기업들을 받는게 더 유리한 측면이 있어 결국 중견기업 위주로 시장 수요가 형성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벤처캐피탈업계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거래 활성화가 잘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을 뿐더러 상법상 상장주식 취득제한 법령에 따라 코넥스 주식을 취득하는데 제한이 있어 어려움이 많다"며 "코넥스 전용펀드 검토 등 펀드 출자 개인에게 세제혜택을 많이 줄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한 기관 투자자 역시 "기본적으로 정부가 장려하는 시장이라고 해서 돈이 되든 안되든 무조건 따라갈 수는 없는 노릇"이라며 "각 기업의 전환사채라든가, 주식 담보 회사채 발행해서 이자율을 높이는 등 굳이 코넥스를 통하지 않더라도 수익을 올릴 수 있는 방안은 많다"고 반문했다.
 
◇18일 여의도에서 열린 코넥스시장 상장법인 합동IR에 앞서 최홍식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장이 개회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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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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