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돋보기)진짜 미네르바는 누구?..공방 가열

신동아 "미네르바는 7인그룹"..K씨 주장 보도
박찬종 변호사 "황당한 소리"..檢 "이번주중 구속 기소"

입력 : 2009-01-20 오전 10:06:00
[뉴스토마토 박성원기자]월간 '신동아'가 최근 발간된 2월호에 "7명으로 이뤄진 그룹이 '미네르바'로 활동했다"고 주장하는 K씨의 주장을 실으면서, 미네르바 진위 논란이 미궁에 빠져들고 있다. 특히 K씨는 "검찰이 구속한 박대성(30)씨는 전혀 모르는 사람"이라고 밝혀 미네르바를 둘러싼 '진실게임'이 한층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신동아'는 2월호에 게재된 '미네르바는 금융계 7인 그룹, 박대성은 우리와 무관'이라는 기고문을 통해 "미네르바는 1명이 아니라 7명으로 이뤄진 그룹이다. 검찰이 미네르바로 지목해 구속한 박씨는 우리가 전혀 모르는 사람"이라는 K씨의 주장을 19일 보도했다.
 
K씨는 "(나는)과거 금융기관 3곳에서 일했고, 지금은 투자재무 컨설팅 일을 하고 있다"며 "2007년 12월 말부터 500건 가량의 글을 작성해 아고라 경제토론방에 올렸다"고 주장했다.
 
K씨의 주장에서 핵심 쟁점으로 떠오른 부분은 미네르바가 7명으로 이뤄진 그룹이라고 주장한 대목이다. 그는 "나머지 멤버들은 모두 금융업에 종사하며 언론사 뺨치는 정보력을 갖고 있다"며 "멤버들은 외환, 부동산, 주식, 채권의 4개 파트로 나뉘어 활동했으며, 나는 해외담당이었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주장은 박씨가 작성한 글이 그의 학력이나 경력에 비춰볼 때 스스로 썼다고 믿기 힘들 정도로 높은 수준이라는 지적과 맞물리면서 다시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금융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증권사 간부들도 박씨가 독학을 통해 정확한 경제예측을 할 정도의 식견을 갖췄다는 데 대해 여전히 반신반의하는 분위기다.
 
K씨는 그러나 박씨와의 관계에 대해 "멤버들 중 현재 연락이 두절된 한 사람이 박씨를 시켜 글을 올렸을 가능성은 있다"고 말해 자신이 주장한 7인 그룹과 박씨가 어떤 식으로든 연관됐을 가능성이 있음을 내비쳤다.
 
이에 대해 박씨의 변호를 맡고 있는 박찬종 변호사는 K씨의 주장에 신빙성이 없다며 정면반박에 나섰다.
 
박 변호사는 오늘(20일) 오전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박씨는 현재 K씨가 자신을 가짜로 모는 것에 대해 망연자실하고 격분하고 있다"며 "현재 구속된 박씨가 진짜 미네르바"라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박씨가 창천동 집에서 쓴 글은 고스란히 하드디스크에 보존돼 있다"며 "리먼브러더스 파산, 경기변동, 환율변동 등을 정확히 예측했던 글과 그 IP와 동일 ID에서 나온 글이 앞으로 법정에 제출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K씨가 제기한 박씨의 IP주소 도용 가능성에 대해서는 "IP는 기술적으로 왜곡할 수 있지만 ID는 절대로 왜곡할 수가 없다"며 지금 구속된 박씨는 자기 주소지 IP에서  자기 ID로 300편의 글을 썼다. 만일 신동아가 그 글의 정당성을 입증하려면 K씨를 포함한 7명의 IP와 ID를 공개하고 그들이 썼던 글을 그냥 공개하면 될 일"이라고 반박했다.
 
박씨가 7명 중 현재 연락이 두절된 한명의 글을 대신 올려줬을 가능성에 대해서는 "황당한 소리"라며 K씨의 주장을 일축했다.

이처럼 구속 중인 박씨가 검찰의 의견대로 "내가 미네르바"라고 주장하는가 하면, 미네르바 진위 여부를 둘러싼 검찰과 신동아의 '진실게임'이 본격화되는 등 미네르바 수사에 따른 각종 미스테리와 의혹은 점차 복잡한 양상으로 번져가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박씨가 신동아가 언급한 `진짜 미네르바'인지 여부와 관계없이 미네르바라는 필명으로 허위사실을 담은 글 2편을 인터넷에 게시한 것은 확실하다"며 "문제의 2편 외에 허위사실에 해당하는 글은 아직 발견하지 못했으며 이번 주 중 구속 기소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뉴스토마토 박성원 기자 want@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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