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진양기자] 일본의 참의원 선거가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선거는 일찍부터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경제 성장 정책, 이른바 아베노믹스에 대한 시험대가 될 것으로 전망되며 각계의 많은 관심을 받아왔다.
여론조사 결과 자민당이 압승을 거둘 것으로 예상돼 아베노믹스에 대한 일본 국민들의 기대가 여전히 높다는 것을 엿볼 수 있다.
특히 자민당이 선거에서 승리할 경우 중의원에 이어 참의원까지 모두 장악해 안정적인 통치기반을 구축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오는 9월 소비세 인상이라는 또 다른 과제가 남아있어 자민당의 경제 살리기 결과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자민당 압승으로 '반쪽 국회' 타파..단독 과반도 가능
자민당은 큰 이변이 발생하지 않는 한 압도적인 승리를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자료=니혼게이자이신문)
최근 산케이신문,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이 진행한 여론 조사에 따르면 현재 연립 여당을 구성 중인 자민당과 공명당은 121석이 교체되는 이번 선거에서 70석 이상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교체되지 않는 비개선의석을 포함할 경우 참의원 상임위원장 독점이 가능한 129석도 충분히 확보 가능하다는 전망이다.
특히 자민당은 단독 과반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당선자를 한 명만 뽑는 1인 선거구에서는 전체 31개 지역 중 이와테와 오키나와를 제외한 곳에서 모두 승리할 것으로 예상되며, 2~5명의 당선자를 선출하는 복수 선거구에서는 16개 지역에서 전원 당선될 것으로 점쳐지기 때문이다.
여기에 20명 안팍의 비례대표 의석과 비개선의석 50개를 더할 경우 총 122석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자민당이 중의원을, 야당인 민주당이 참의원의 다수를 차지했던 그 동안의 반쪽 국회 국면은 해소될 전망이다.
아베 총리가 더 이상 눈치를 보지 않고 민감한 정책들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되는 것이다.
아베 켄지 시티그룹 글로벌마켓 투자전략가는 "중기적으로 반쪽 국회는 해소될 것"이라며 "선거 이후 일본 정부의 정책 수행은 보다 수월해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민주당은 20석 확보도 불분명한 상태다. 사상 최악의 결과를 낳았던 지난 2001년의 26석에도 못 미칠 것으로 보여 당분간 당 재정비에 많은 부분을 할애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베노믹스 '순풍'..성장정책 구체화
자민당의 승리가 기정사실이 된 만큼 향후 선거 결과보다는 아베노믹스의 미래에 더 많은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일본 언론을 포함한 주요 외신들 역시 "이번 선거의 최대 쟁점은 일본의 유권자들이 아베노믹스를 어떻게 판단하고 있는가"라고 전했으며, 앞선 여론조사에서는 "유권자들이 가장 관심을 갖고 있는 문제는 고용 등 경제정책의 변화와 사회보장제도의 개혁"이란 결과가 나타나기도 했다.
참의원 선거 이후 아베 내각은 종전의 성장 정책을 보다 구체화 시킬 것으로 보인다.
선거 승리가 아베노믹스에 대한 인정으로 해석되는 만큼, 경기 회복을 위한 적극적인 행보에 나설 것이란 점이다.
아베노믹스 시행 이후 경제지표가 점차 개선되고 있는 점도 아베의 성장 정책을 지지한다.
이시가네 기요시 미쓰비시UFJ자산운용 선임투자전략가는 "일본 경제가 재정 건전화 등 기존의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경제성장률을 끌어올리는 것 뿐"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아베 정부는 기업투자에 대한 세금감면과 원전 재가동 등 기존에 언급했던 정책들을 시행에 옮길 것으로 보인다.
또한 아직 결론을 맺지 못한 법인세 인하와 고용시장 유연화 등에 대해서도 논의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아베 켄지 투자전략가는 "농업 등 일부 부문에 대한 규제 완화는 예정대로 이뤄질 것"이라며 "이 같은 정책 변화는 경제 전반과 증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진단했다.
◇최종 관문은 '소비세 인상'..올 가을이 분수령
아베의 성공적인 국정 운영을 위한 다음 과제는 오는 9월 예정된 소비세 인상 최종 결정 여부다.
지난해 말 노다 요시히코 전 총리는 소비세 인상을 조건으로 중의원을 해산시키고 조기 선거에 돌입했다.
당시 합의에 따르면 현행 5%의 소비세는 내년 4월 8%, 2015년 10%로 두 차례에 걸쳐 인상된다.
만일 일본 정부가 소비세 인상을 미룬다면 일본 재정에 대한 신뢰가 악화되며 국채 금리가 상승할 위험이 있다.
반대로 내년 4월 소비세 인상이 발효될 경우 2분기 경제성장률이 크게 둔화될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다만 소비세 인상이 시행되기 전 소비가 크게 늘어나는 단기 효과를 기대할 수는 있다.
전문가들은 소비세 인상 시 2014회계연도 1분기(4~6월) 국내총생산(GDP)이 4.4% 위축될 것으로 점쳤다.
타키가키 사다카즈 법무상은 "올 가을부터 내년 초까지 할 일에 대해 우리는 노선을 분명히해야할 필요가 있다"며 "아베 총리가 논리적인 로드맵을 선보일 경우 자민당의 장기 내각 구성도 가능하다"고 언급했다.
마나 나카조라 BNP파리바 수석애널리스트는 "아베의 능력은 올 가을 소비세 인상과 함께 다시한번 시험대에 오를 것"이라며 "여기에 실패할 경우 부정적인 영향은 점진적으로 밀려올 것"이라고 진단했다.
부채 부담 가중으로 국가 신용등급이 추가로 강등될 수 있으며, 경제 살리기 실패에 따른 책임론이 부상하며 당론 분열까지도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스티븐 리드 주오대학교 정치학과 교수는 "현재 자민당 내에는 아베의 성장 정책에 반대하는 소수파가 존재한다"며 "이들은 당의 통합을 위해 목소리를 내지않고 있는 것 뿐"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