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어제 치러진 일본 참의원 선거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이끄는 자민당이 압승을 거뒀습니다. 이에 따라 일본 집권당이 6년만에 처음으로 참의원과 중의원을 모두 장악하게 됐는데요. 어제 선거 결과부터 자세히 짚어주시죠.
기자: 네. 말씀하신 것처럼 일본 참의원 선거에서 승리한 자민당은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 이후 6년 만에 처음으로 양원을 장악하게 됐는데요. 어제 선거에서 자민당은 65석, 또 자민당과 연립여당을 구석하고 있는 공명당은 11석을 차지했습니다.
이로써 연립여당은 기존 의석 59석을 포함해 모두 135석을 확보하게 되면서 참의원 과반을 구성하게 됐습니다.
반면 민주당은 이번 선거에서 17석 확보에 그쳤는데요. 이는 지난 1996년 민주당 창당 이후 최악의 성적표입니다. 이에 따라 그동안 자민당이 중의원을, 또 민주당이 참의원의 다수를 차지했던 반쪽 국회국면이 해소된 것입니다.
앵커: 지만당이 이번 선거에서 이기면서 아베 총리의 정책 향방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리고 있죠. 아베 총리가 추진하고 있는 경제정책인 아베노믹스도 앞으로 더 큰 탄력을 받게 될 수 있을까요?
기자: 네. 자민당의 승리는 유권자가 아베 총리의 경제 정책을 지지한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에 자민당 정권은 앞으로 아베노믹스를 더 강력하게 추진할 것으로 보입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아베 총리가 최소 3년간의 장기 집권 기반을 확보하면서 재정지출과 성장전략 정책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는데요.
특히, 아베 정권은 기업 투자에 대한 세금 감면과 원전 재가동 등 기존에 언급했던 정책들을 시행에 옮길 것으로 보입니다.
또 아직 결론을 맺지 못한 법인세 인하와 고용시장 유연화 등에 대해서도 논의돼 아베 내각이 그동안 경제성장을 가로막았던 장애물들을 하나씩 제거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입니다.
실제로 아베 총리는 투표 이후 일본 언론들과 가진 인터뷰에서 “이번 선거 결과는 유권자들이 나의 경제정책을 지지하고 있다는 신호”라며 “국민들이 경제 회복의 효과를 보다 빠르게 체감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앵커: 특히 아베 총리가 그동안 참의원 선거를 의식해 민감하게 다뤘던 소비세 인상 문제도 수면 위로 떠오르게 되겠죠?
기자: 네 맞습니다. 아베 정부는 현재 5%로 설정된 소비세를 내년 4월쯤 8%로, 또 2015년에는 10%로 인상한다는 계획을 발표한 적 있는데요.
여러 전문가들은 일본 정부의 재정 건전화 목표를 달성화하기 위해서는 이 같은 소비세율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아베 총리는 어제 “2분기 국내총생산 성장률 지표 등을 확인해야 경제성장 달성과 재정건전성 회복을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알 수 있다”며 “올해 초가을쯤 소비세 인상 문제를 결정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오늘 아소 다로 일본 재무상도 “계획했던 대로 소비세 증세를 단행하고 싶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이에 따라 아베 내각이 앞으로 정책을 순탄하게 가져가기 위해서는 소비세가 또 하나의 관문이 될 것이라고 분석에도 힘이 실리고 있는데요.
마나 나카조라 BNP파리바 수석애널리스트는 "아베의 능력은 올 가을 소비세 인상과 함께 다시 한번 시험대에 오를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앵커: 아베노믹스의 대한 기대로 일본 증시가 지난해 11월 이후 70% 넘게 오르기도 했지 않습니까? 아베 승리 소식이 오늘 일본 금융시장에 미친 영향은 어땠나요?
기자: 아베노믹스가 앞으로 순조롭게 진행될 것이라는 기대에도 불구하고 아베 승리 소식은 오늘 일본 금융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못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미 아베 총리가 참의원 선거에서 승리할 것이라는 전망이 시장에 선반영됐기 때문인데요.
실제로 오늘 닛케이225 지수는 1만4658.04로 장을 마감해, 전 거래일에 비해 0.47% 오르는데 그쳤습니다. 또 달러·엔 환율도 오늘 오후3시15분 기준으로 전장 대비 0.24% 낮아진 100.06엔에 거래되며 오히려 엔화 강세 흐름을 나타냈습니다.
마에바 히로시 UBS 트레이더는 "이번 선거 결과는 우리 예상과 정확히 일치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일본 증시 강세와 추가 엔저 기조를 점치는 전문가들이 여전히 많습니다.
나루세 준야 다이와증권 스트래지스트는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하는 매수세력이 일본 증시 상승세를 이끌 것”이라며 “아베노믹스가 탄력을 받아 법인세가 줄어들게 되면 자금 유입은 더 가속화 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일본 노무라증권은 달러·엔 환율이 연말에 100~105엔을 기록하고 내년 말에는 105~110엔까지 치솟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앵커: 경제 이외에 외교적인 영향도 간과할 수 없죠. 앞으로 아베 총리가 참의원과 중의원을 모두 장악하면서 우경화 행보에 가속도를 낼 가능성은 없나요?
기자: 네. 맞습니다. 국수주의자인 아베 총리가 평화 헌법 개정 등 대담한 우경화를 추진할 것이란 전망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또 이로 인해 야스쿠니 신사참배, 영유권 분쟁 등으로 갈등을 겪고 있는 중일 관계도 회복하는데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는데요. 실제로 중국 주요 언론은 “중·일 관계 개선은 앞으로 몇 달간 일본 정부의 행동에 달려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이에 따라 일본의 우경화 행보는 다음달 15일 일본의 종전기념일을 맞아 아베 총리가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는지 여부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입니다.
만일 아베 총리가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할 경우, 일본은 한국과 중국 등과의 외교 관계 악화를 피할 수 없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