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경진기자] 개성공단 정상화를 위한 5차 실무협상이 남북의 입장 차이로 합의점 도출에 실패한 가운데 북측이 이전과 달리 강경한 태도를 누그러뜨리고 있다.
우리 정부는 공단 정상화를 위해서는 운영중단 사태 재발을 방지하기 위한 북측의 책임있는 조치가 선행돼야 한다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지만, 북측의 입장을 수용하는 등 강온전략을 동시에 구사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오는 25일 예정된 6차 실무회담에서 남북이 절충점을 찾을 수 있을 지 주목된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22일 남북 5차 실무회담이 끝난 뒤 소식을 논평 없이 짤막하게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은 "개성공업지구 정상화를 위한 제5차 북남 당국 실무회담이22일 개성공업지구에서 진행됐다. 쌍방은 합의서 내용을 진지하게 협의했으며 일부 문제는 다음 회담에서 토의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는 북한이 그동안 회담 결렬과 관련해 남측의 무성의한 태도를 비난한 것과 달라진 태도다.
통신은 지난 18일 4차 회담 직후 회담 결렬 소식을 전하면서 "북측의 성의있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남측의 부당한 주장과 불성실한 태도로 회담은 결실 없이 끝났다"고 주장했다.
또 "남측은 공업지구 사태에 대한 책임과 일방적인 재발방지 담보만을 전면에 내세우면서 문제해결에 인위적인 난관을 조성하는 무성의한 태도를 취하였다"고 비판했다.
북측이 논평이 상대적으로 부드럽게 바뀐 것은 5차 회담도 합의문 없이 끝나기는 했지만, 남북이 협상 의제의 범위를 좁히는 한편 공단 국제와 방안 등 일부 공감대를 형성한 것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남북은 전날 회담에서 우리측의 합의서 초안 수정과 북측의 재수정안을 잇따라 제시하면서 구체적인 내용을 놓고 조율을 시도했다. 이를 통해 회담 주요 의제를 4가지로 압축했다.
우리 측 수석대표인 김기웅 통일부 남북협력지구지원단장은 회담 뒤 브리핑에서 ▲재발방지 문제 ▲ 신변안전 및 투자자산 보호 등 제도적 보호장치 ▲ 외국 기업 유치 등 개성공단 국제화 ▲재가동 문제 등을 협의했다고 밝혔다.
김 단장은 "재발방지 부분에서는 입장차가 컸지만 개성공단의 국제화 문제 등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다"고 말했다.
남북이 장기화되고 있는 실무협상에도 불구하고 일부 공감대를 형성한데다, 회담이 중단되지 않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된다.
이정철 숭실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남북관계가 단절된게 아니라 여러가지 옵션을 갖고 밀고 당기기를 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지금은 판이 완전히 깨졌던 이명박 정부 때와 다르므로 좀더 두고봐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개성공동취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