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승수기자] 8년째 한시적 감면안으로 연장을 거듭하고 있는 취득세율의 영구 인하가 추진된다. 정부는 9월 국회통과를 기대하고 있지만 상황이 녹록치 않다.
정부가 공언한 시기에 도입되지 못할 경우 추석 이후 부동산성수기에도 시장은 거래절벽으로 허덕일 수 있다.
지난 23일 국토교통부와 기획재정부, 안전행정부는 취득세 인하를 기본 전제로 관계부처 간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토부·기재부·안행부, 취득세 영구인하 긴급 브리핑 현장(사진제공=기재부)
현재 취득세율은 9억원 이하 주택은 2%, 9억원 초과 주택은 4%를 적용받고 있다. 내년부터는 모든 주택에 4%가 부과된다.
정부는 관계부처와 지자체의 협의를 거쳐 8월 말까지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하고, 9월 정기 국회에서 입법화할 계획이다. 소급적용은 기술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밝힌 상태라 법 통과 이후 거래분부터 적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부동산시장은 어차피 계절적 비수기를 보내는 중이기 때문에 당장 기대 심리로 거래위축 현상이 오더라도 거래세 하향 조정을 추진해야 할 적기로 판단된다.
허명 부천대학교 교수는 "7월과 8월은 무더위와 장마, 휴가로 비수기며 9월 초까지는 추석으로 인해 움직임에 제한이 있는 시기로 거래 위축을 그나마 덜 걱정해도 될 시기"라며 "이를 감수하고 취득세 감면을 논의하기에 알맞은 시기"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정부가 공언한 시기를 넘길 경우 정부는 또 한번 정책 실기에 대한 눈총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추석 전 취득세 감면안이 확정되지 않을 경우 가을 성수기에도 중개 현장은 지금과 같은 개점휴업 상태가 이어질 수 있다.
취득세 혜택을 받기 위해 매수의향자들이 국회의 취득세 인하 법안 통과 여부를 주시하며 거래를 지연시킬 것은 불보듯 뻔하다.
장재현 부동산뱅크 팀장은 "부동산거래세 인하는 언급 자체만으로 시장에 바로 영향을 주기 때문에 확정시까지 거래시장은 얼어붙는다"며 "특히 소급 적용이 힘들다고 밝혔기 때문에 위축 정도는 더 클 것"이라고 우려했다.
상황은 이렇지만 취득세 영구 인하안 추석 전 도입은 난항이 예상된다.
3개 부처의 취득세 영구 감면 검토 발표에 곳곳의 지자체들이 들고 일어섰다. 세수감소가 이유다.
전국시도지사협의회는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의 취득세율 인하와 관련해 공동 성명서를 발표할 계획이다.
협의회는 "취득세율 인하는 부동산 시장을 왜곡시키고 열악한 지방재정을 악화시켜 지방자치의 근간을 흔드는 행위"라며 중단을 촉구했다.
특히 정치권의 알력 다툼으로 취득세 감면안이 적기에 도입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지난해 9.10부동산대책에 따라 시행됐던 취득세 감면안이 12월로 끝난 후 정치권은 6개월 연장하기로 가닥을 잡았지만 정작 감면안은 3월에서야 힘겹게 시행됐다. 심각한 거래절벽에 정치권은 공감대를 형성하고도 국회 통과에만 무려 3개월이 넘게 걸린 것이다.
때문에 6개월이었던 감면 연장안의 실제 적용기간은 100일로 대폭 줄어드는 일이 발생했다.
김준환 서울디지털대학교 교수는 "사전 공감대를 형성한다고 해도 정작 국회에 들어가면 정부를 압박하기 위한 카드로 사용되며 논의조차 안되는 경우가 허다하다"면서 "정치권의 다른 현안에 밀려 후순위로 밀릴 위험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