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경진기자] 한국과 미국이 주한미군의 방위비 분담금을 논의하기 위한 제2차 고위급 협의가 24∼25일까지 서울에서 개최된다.
오는 2014년부터 적용될 우리 정부의 분담금을 결정하는 이번 협의는 한반도 안보상황을 반영해 증액이 필요하다는 미국측의 요구에 맞서 한국이 얼마나 증액규모를 줄일 수 있을 지 주목받고 있다.
특히 최근 정부가 미국에 전시작전권 전환 연기를 제안한 것이 이번 협의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24일 외교부에 따르면 정부가 올해 예산에 배정한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은 8695억원이다.
이는 한미 양국이 지난 8차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을 통해 2009~2013년까지 5년간 적용될 방위비 분담금 규모를 정하고, 매년 물가상승률을 반영해 총액을 결정하기로 합의한 데 따른 것이다.
이날부터 이틀간 열리는 방위비 분담금 협의는 현재 규모를 유지하겠다는 정부의 입장과 증액이 필요하다는 미국측 입장을 조율하는 자리다.
정부는 지난 2일 워싱턴에서 이뤄진 1차 협의에서 올해 분담금 8695억원에다 물가 상승률과 직간접 비용을 고려한 추가 인상분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한국이 부담해야 할 주한미군 주둔에 따른 방위비 분담금의 규모로 전체 주둔 방위비의 50%를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북한의 3차 핵실험과 미사일 시험발사 등으로 한반도 안보 상황이 악화됐다는 점을 부각시키며 한국측의 분담금을 늘려야 한다는 논리를 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정부가 미국에 전작권 전환시기 연기를 제안한 것이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 악재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한반도 안보상황 악화를 내세워 한국의 분담금 증액을 요구하는 미국 입장에서는 우리 정부를 우회적으로 압박하는 빌미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전작권 전환시기 연기와 방위비 분담금 협상은 무관하다는 원칙적인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다.
조태영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19일 정례브리핑에서 "전작권 전환 문제와 방위비 협상은 기본적으로 관계가 없다"며 "우리가 자체 방위력을 유지하는 데 드는 비용과의 관계라면 모를까 주둔비용 문제와는 직접적인 관계는 없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번 협의를 통해 우리의 재정적 부담능력과 주한미군의 안정적 주둔 여건 제공 필요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방위비 분담금이 합리적인 수준으로 결정되도록 노력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