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희주기자] 최악의 상황을 예견했던 애플이 생각보다 선방했다.
23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애플은 예상을 상회하는 3분기(4~6월) 실적을 발표하며 어닝서프라이즈를 실현했다.
매출과 순익이 예상을 넘었을 뿐 아니라 제품 판매량도 전년 동기 대비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애플의 아이폰 판매 호조에 주목하며
삼성전자(005930)와의 경쟁에서 밀릴 것이라는 우려를 덜게됐다고 평가했다.
또, 향후 애플의 행보는 올 가을께 출시되는 아이폰5S등 신제품에 대한 기대감을 실적이 어느정도 충족하느냐에 달려있다는 시각이다.
◇애플 순익·매출 모두 예상 상회..아직 죽지 않아
애플은 3분기 순익이 69억달러(주당 7.47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사전 예상치 68억7000만달러(주당 7.31달러)를 소폭 상회한 결과다.
같은 기간 매출은 지난해 동기와 같은 수준(350억달러)일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353억달러로 집계됐다.
이번 실적 개선에는 아이폰의 판매 증가가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3분기 동안 아이패드와 맥PC의 전년 동기 대비 판매량은 감소한 반면 아이폰은 무려 20% 증가한 3120만대가 판매됐다.
이는 시장 예상치 2610만대를 크게 웃돈 결과로, 특히 미국에서는 51%, 일본에서는 66% 증가했다.
그러나 아이폰의 평균 판매 가격이 전년 동기 대비 4% 하락하면서 고가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 둔화를 여실히 드러냈다.
이 기간 달러가 강세를 보이면서 소비자들이 신형 모델보다는 구형 또는 저가 모델을 선호하면서 가격이 하락한 것으로 분석됐다.
신흥국 시장에서는 아이폰5보다 이전 모델인 아이폰4와 4S 모델이 인기를 끌면서 이 기간 아이폰4 제품의 판매량이 인도에서는 400%, 터키와 폴란드는 각각 60%, 핀란드는 14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 총이익률은 36.9%로 애플의 목표였던 36~37%에 부합했다.
애플은 다음달 15일 주주들에게 주당 3.05달러를 배당한다고 밝혔다. 이는 전분기와 동일한 수준으로 주주들에게 총 188억달러를 배당하게 된다.
◇아이폰 글로벌 판매량 추이
◇시장 기대감 애초부터 낮았던 탓..그래도 아이폰 판매 훌륭
일부 시장 전문가들은 애플의 이번 어닝서프라이즈가 낮은 시장 기대치에서 비롯됐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애플의 3분기 순익은 예상치는 상회했지만 전년 동기 대비로는 21.6% 감소했기 때문이다. 매출 총이익률 역시 목표치에는 부합했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의 42.8%에 비하면 낮은 수준이다.
케이스 고다드 캐피탈어드바이저 대표는 "애플이 투자자들의 낮은 기대감에 반등 효과를 얻었다"고 말했다.
앞서 직전 분기인 지난 2분기(1~3월)때도 전년 동기 대비 순익이 줄어들 것을 일찌감치 예견해 매출과 순익 모두 예상을 상회한 바 있다.
하지만 고다드는 "애플 실적에 대한 전망이 합리적인 수준에서 재설정돼 왔다"며 "이에 따라 애플은 둔화된 성장기를 겪고 있지만 시장을 실망시키지는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증가했고, 아이폰 판매가 늘었다는 점은 투자자들의 투자심리를 개선시킬 만 하다고 평가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아이폰의 판매량이 늘고 아이튠즈 매출이 크게 성장한 점이 자랑스럽다"며 "향후 출시될 iOS7과 OS X 매버릭을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브라이언 블래어 웨지파트너스 애널리스트는 "애플의 전반적인 실적이 향후 몇 분기 동안은 개선세를 나타낼 것"이라며 "곧 신제품도 만나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고 전망했다.
◇애플 신제품으로 재도약 발판 마련할까
시장 전문가들을 비롯해 투자자들은 애플의 다음 4분기(7~9월) 실적을 가늠하기 위해 신제품 출시 시기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9월께 발표될 아이폰5S가 향후 실적의 방향키가 될 것으로 보인다.
토니 사코나기 샌포드 C. 벌스타인코퍼레이트 애널리스트는 "신제품이 9월 이후에 발표된다면 4분기 매출은 300억달러로 전망될 것"이라며 "반대로 9월에 신제품이 출하될 것으로 확정된다면 4분기 매출 전망은 400억달러로 상향 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애플은 다음 4분기 매출 목표를 340억~370억달러로 잡고, 매출 총이익률은 36~37%로 예상하고 있다.
이와 함께 월가는 애플의 4분기 매출을 370억5000만달러로 전망하고 있으며 순이익은 88억달러, 주당 9.32달러로 내다봤다.
애플은 3년 전 아이패드 출시 이후 새로운 카테고리의 신제품이 부재한 상황이다. 줄곧 아이폰의 신형 모델만 출시해왔으며 그마저도 부진해져 마지막 신형인 아이폰5 공개 이후 10개월이나 지났다.
이에 지난해 9월 700달러를 넘던 주가는 현재 40% 이상 하락하며 400달러대에서 움직이고 있다. 애플은 현재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전일 대비 3.91% 오른 435.38달러로 거래되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신제품 아이폰5S가 오는 9~10월 내 출시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아이패드 미니 신형과 더불어 스마트워치나 대화형TV 등도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최근 성장 둔화로 신제품 개발 압박을 받아온 애플은 손목시계형 컴퓨터 '아이워치' 개발에 100명 이상의 인력을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팀 쿡 CEO는 현재 애플의 TV셋톱박스를 능가하는 TV신제품을 개발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아울러 애플은 아이폰의 저가 버전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에 대해 고다드 캐피탈 어드바이저 애널리스트는 "애플의 저가 스마트폰 전략은 다시 생각해야 할 문제"라며 "저가 제품을 통해 시장 점유율을 50%까지 높일 필요도 없고 25~30% 정도를 점유하면서 고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애플은 스마트폰 계의 캐딜락(고급제품)이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