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2분기 '기대 이하'..성장세 정점 찍었나(종합)

모바일 수익성 '주춤', 반도체·DP는 업황에 힘받아 '선전'
스마트폰 성장세 우려 커지자 사상최대 시설투자로 '정면돌파'

입력 : 2013-07-26 오후 1:57:32
[뉴스토마토 황민규기자] "황금 포트폴리오의 회복일까, '갤럭시의 힘'이 빠진 걸까."
 
삼성전자(005930)가 올 2분기에도 사상 최대 실적을 갈아치웠지만, 시장의 관심은 지난해부터 실적 퍼레이드를 이끌었던 IM(IT·모바일) 부문 성장세가 정점에 다다른 것 아니냐는 의구심에 집중됐다.
 
삼성전자는 26일 실적 발표 직후 열린 컨퍼런스콜에서 '사상 최대 규모의 시설투자"를 언급하며 스마트폰 성장성에 대한 시장 우려를 '정면돌파'할 뜻을 내비쳤다. 다만 2분기 실적에서 고스란히 드러난 모바일 부문 수익성 정체 논란을 불식시키기에는 다소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게다가 3분기부터 애플, 소니, LG전자 등 스마트폰 경쟁사들이 승부수를 띄울 예정이라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김명건 삼성전자 IR팀 상무는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 3분기 스마트폰 시장은 성장속도가 둔화될 것"이라며 "시장내 중저가 제품의 비중이 높아져 평균판매단가(ASP)도 하락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반면 '황금 포트폴리오'를 회복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전 분기 대비 영업이익이 소폭 하락한 IM부문을 대신해 반도체, 디스플레이 패널(DP) 사업이 비약적인 성장세를 나타내며 다시 한 번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는 점은 고무적이라는 설명이다.
 
이날 삼성전자가 3분기 경영전략과 관련해 유독 '부품 경쟁력'을 강조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삼성전자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휴대폰을 판매하는 세트업체인 동시에 최대 규모의 부품업체이기도 하다. 특히 공급자 중심으로 재편된 최근 반도체 시장은 최대 메모리 업체인 삼성전자로서 전에 없이 우호적인 환경이다.
 
◇서울 서초동에 위치한 삼성전자 서초사옥.(사진=뉴스토마토)
 
◇매출 54조, 영업익 9조..‘빛바랜’ 사상 최대
 
삼성전자는 이날 올 2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액 57조4600억원, 영업이익 9조5300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0.73%, 47.50% 늘어난 수치로, 사상 최대치다. 직전 분기였던 1분기 대비해선 매출액은 8.69%, 영업이익은 8.56% 증가했다. 2분기 당기순이익은 7조7738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당초 시장에서 '갤럭시S4' 출시 효과로 영업이익 10조원 돌파를 확신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기대에는 못 미친다는 평가다. 특히 IM부문의 2분기 영업이익률이 17.7%로 1분기 19.8%에 비해 2.1%포인트 하락하며, 당초 JP모건 등 외국계 증권사를 중심으로 제기된 '스마트폰 쇼크'가 일정 부분 현실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IM사업부는 신제품 갤럭시S4의 출시로 인해 물량과 매출 등 외형적으로는 전 분기 대비 성장세를 나타냈다. 특히 북미와 중남미, 중국 등에서 물량이 크게 늘었다. IM 부문은 전년도 상반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49%, 영업이익은 54% 증가했다. 하지만 전 분기 대비 이익은 소폭 줄어들었고, 전체 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74%에서 66%로 떨어졌다.
 
이와 관련해 김현준 상무는 "갤럭시S4 출시로 인한 글로벌 마케팅 비용 증가뿐만 아니라 국내시장 침체로 인한 판매 부진도 일정 부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당초 증권업계에서는 2분기 IM부문 실적 하락의 가장 큰 원인으로 국내시장에서 예상보다 월등하게 저조한 출하량을 기록했기 때문으로 분석한 바 있다.
 
반면 삼성전자의 원조 '캐시카우'인 반도체 사업은 확연히 되살아나며 기대감을 키웠다. 2분기 20%가 넘는 영업이익률을 기록한 반도체 사업부는 애플향 물량 감소로 침체에 빠진 시스템LSI 사업부의 부진을 메모리 사업부가 만회하면서 1조7600억원의 호실적을 기록했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스템LSI 사업부에서 1000억원 규모의 영업이익을 내는데 그친 것으로 추정된다"며 "다만 3분기부터는 애플 신제품에 대한 출하가 시작되기 때문에 시스템LSI 사업부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유럽 경기 둔화로 지난 분기 극히 저조한 실적을 기록했던 소비자가전(CE) 부문도 프리미엄 TV 시리즈의 선전을 기반으로 매출액 12조7800억원, 영업이익 4300억원을 기록했다. 전 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액은 14%, 영업이익은 83% 증가한 수준이다.
 
디스플레이 부문도 하이엔드급 스마트폰향 OLED 패널 매출이 늘면서 다시금 1조원대 영업이익을 회복했다. 매출은 8조1800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 대비 0.8%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45.5% 증가한 1조1200억원을 기록했다.
 
◇3분기 '걱정되는' 모바일, '기대되는' 반도체
 
국내외 증권업계에서 내다보는 삼성전자 3분기 전망에는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다. 특히 경쟁사들이 올해 최대 기대작들을 하반기에 대거 출시할 계획이어서 삼성전자 하이엔드급 스마트폰의 수익성 하락이 불 보듯 뻔한 상황이다.
 
실제 이날 컨퍼런스콜에서도 국내외 애널리스트들은 삼성전자 실무진에게 스마트폰 마진율과 관련한 질문을 쏟아내기도 했다. 이에 대해 김현준 상무는 "스마트폰, 태블릿 시장에서 업체 간 경쟁심화로 불확실성이 있다"며 "ASP를 제품별로 균형있게 안정적으로 운영해 마진 수준을 유지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전문가들은 3분기 반도체 사업부문이 2분기보다 더 좋은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당분간 기존의 반도체 수급 여건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인 가운데 신흥시장을 중심으로 수요가 급등세인 보급형 스마트폰에 대한 모바일 D램 탑재량이 늘고 있고, 태블릿PC, PC, 가전제품 등으로도 적용 제품군이 확대되는 추세다.
 
백지호 반도체사업부 상무는 "3분기부터는 2GB 이상의 모바일 D램이 탑재되면서 비트그로스(비트 단위로 환산한 생산량 증가율)가 큰 폭으로 증가할 것"이라며 "중국의 수많은 태블릿PC 제품들이 고사양화 되면서 메모리 콘텐츠도 성장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하반기 경영전략을 '균형 잡힌 수익구조'로 방향키를 잡은 만큼 삼성전자는 부품사업 부문에 대대적인 설비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연내 총 24조원 규모의 시설투자를 계획하고 있다"며 "이는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던 지난해 22조8500억원보다 1조원 이상 증가한 수치"라고 밝혔다.
 
◇서울 서초동에 위치한 삼성전자 서초사옥.(사진=뉴스토마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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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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