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남권 야구장' 고척돔, 현재 공사 진행 상황은?

입력 : 2013-07-27 오전 7:30:00
◇고척돔(서남권 야구장) 변경 전·후 모습. (이미지제공=서울시 구로구)
[뉴스토마토 이준혁기자] 인천과 부천에서 여의도와 영등포를 연결하는 도로인 경인로는 왕복 6~8차선 규모의 넓은 도로지만 항상 정체에 시달린다.
 
특히 안양천과 만나는 고척교 주변 도로는 초대형 상업지구나 대규모 주거 단지가 형성된 것도 아니지만 심야나 새벽이 아니면 거북이 걸음의 통행을 각오해야한다. 수도권전철 경인선이 걸어서 2~3분 정도의 근거리에 위치하지만, 이와 무관하게 많은 사람과 차가 오간다. 개봉동과 구로동 등지를 '목적지'로 오가는 사람은 드물지만, '통과지'로 오가는 사람은 많은 상태로 '교통 요지'임은 확실한 것이다.
 
이 지역은 최근 많은 야구 팬들이 지켜보는 관심지로 떠올랐다. 일명 '고척돔'으로 흔히 불리는 '서남권 돔 야구장' 공사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고척돔을 살펴봤다.
 
◇아마야구용 일반구장이 국내 최초 돔구장으로
 
고척돔은 본래 대한민국 야구의 성지와도 같았던 동대문야구장이 서울시의 동대문 개발로 사라지며 대체 구장으로 짓는 야구장이다.
 
지난 2007년 3월19일 서울시와 동대문야구장 비상대책위원회와 작성한 '동대문야구장 철거에 따른 합의서'는 서울시와 비대위가 "야구 진흥·발전을 위해 공동 노력하고 건립 일정과 설계안, 야구경기에 필요한 시설·운영 등에 대해 상호 의견을 반영해 정한다"고 합의한 내용을 담고 있다. 고척돔은 본래 이같은 합의서에 따라서 짓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후 돔구장으로 설계 변경이 이뤄졌다. 국제대회 유치와 우천 취소 경기로 인한 문제 등으로 돔야구장 건설에 각계의 요구가 빗발치면서 서울시가 고척동 야구장을 돔구장으로 급하게 전환한 것이다.
 
고척돔은 연면적 8만451㎡에 지하 2층~지상 4층 규모로 지어지며 좌석의 수는 2만2258석에 달한다. 사업비는 모두 2000억여 원이 투입되며 야구장 외에도 인근 주민을 위한 헬스장, 수영장과 야구기념관이 들어선다.
 
서울시는 또한 막대한 운영비 감당을 위해 지하층에 서울월드컵경기장(마포구 상암동)처럼 다양한 수익시설을 설치할 예정이다. 더불어 음향·조명 시설의 설치를 통해 다양한 용도로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수용인원에 대해 고척돔 시공사 컨소시엄의 주간사인 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콘서트는 최대 3만명, 전시회·박람회는 1만명 정도로 보고 있다.
 
◇홈베이스 예정지 뒷편 내야에서 보는 고척돔 전경. (사진=이준혁 기자)
 
◇'면적의 한계는 있지만' 좁은 공간을 효과적으로 활용한 구장 
 
고척돔의 외관은 대한민국 전통자기의 부드러운 곡선을 연속적인 물결무늬로 상징화한 스타일로 만들어졌다. 특히 지붕·입면의 입체화를 통해 조형미를 높였다.
 
지붕 공사는 국내 최초의 돔 야구장 공사답게 많은 이들의 관심을 모은 부분이다. 철골을 한 블록 한 블록씩 조립해서 시공했고, 여기에 반투명으로 자연채광이 가능한 테프론막이 지붕을 덮었다. 지붕을 덮는 테프론막 공사 과정은 지난해 TV 다큐멘터리를 통해 방영돼 큰 화제가 되기도 했다.
 
고척돔은 선수들이 활동하는 구장 그라운드를 기준으로 최대 70m의 거대 구장으로 지어진다. 일본의 대표적인 돔구장인 도쿄돔에 비해서 5m 가량 높은 것이다.
 
사업을 발주한 서울시는 친환경 개념을 도입해서 에너지효율을 극대화할 것을 요청했다. 돔구장 시공 컨소시엄(주간사 현대산업개발, 한진중공업·성지건설 참여) 관계자는 "자연환기창, 지열 냉난방 시스템, LED 조명 기기 등을 설치한 친환경 건축물로 시공 중"이라고 설명했다.
 
돔구장으로 설계를 변경하면서 시공사 측은 익사이팅존 등을 포함해 경기장 고급화를 꾀했다. 다만 경기장의 구조상 스카이박스 설치는 어려웠고 결국 제외됐다.
 
경기장이 지어지는 부지는 프로야구장이 들어서기에는 협소하다. 결국 돔구장으로 설계변경을 하긴 했지만, 구장 부지의 한계로 인해 좌석이 2만2258석에 불과하고(잠실 2만7000석) 내야와 외야의 경계 지역은 좁은 통로로 이어진다. 하지만 통로는 장애인들의 휠체어 통과에 지장이 없는 너비며, 내야와 외야는 모두 3층 좌석이 설치돼 프로야구가 열리는 구장으로의 고유 역할에 큰 흠결은 없다.
 
◇서울시는 고척돔 교통개선 대책의 일환으로 구일역(청색 원)의 서측 출구를 설치하며, 고척돔에서 안양천 서측 도로와 경인로 등으로 나설 차량을 위한 진출로를 설치(적색 원의 고가도로 하부 이용)할 예정이다. (사진=이준혁 기자)
 
내년 9월 개장 목표..26일 현재 공정률 '71.5%'
 
고척돔의 완공은 본래 올해 가을로 예정됐다. 하지만 결국 한 해가 늦춰진 내년 가을로 최종 확정됐다. 최대 논란거리인 주변 교통문제 해결과 이로 인한 주변부 공사 등으로 인해 최종 완공일이 늦춰진 상황이다.
 
서울시는 고척돔 건립과 관련된 교통개선 대책의 일환으로 고척교 확장(8차로→10차로), 안양천 보행데크 설치(안양천 서측 도로 데크화), 구일역 확장(서측 출구 신설 및 연결 통로 개설)을 추진 중이다. 더불어 고척돔에서 외부로 향하는 차량을 위한 도로도 만들고 있다. 서울시는 교통개선 대책에 따른 관련공사 완공 시점은 내년 9월로 보고 있다.
 
고척돔도 이에 맞춰 개장일을 늦추게 됐다. 미리 짓고 교통개선대책 관련 공사 완공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고척돔 공사 일정까지 늦추는 형태다. 26일 현재 고척돔의 공정률은 71.5%다.
 
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개장이 지연되면서 자연스럽게 공사 일정도 늦춰서 진행 중이다"라며 "여유를 두고 공사를 진행하는 만큼 꼼꼼하게 시공해 시민들의 좋은 야구장을 건설할 것이다. 주변의 민원이 예상되는 소음과 분진이 발생하는 공사는 대부분 마쳤다. 향후에도 주민 불편이 없도록 신경쓸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남권 돔 야구장(고척돔) 외관. (사진=이준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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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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