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여, 성급한 대표회담 발표..정작 민주당은 '글쎄'

민주당 "새누리당, 진정성·책임 보여줘야 회담 가능"

입력 : 2013-07-29 오후 2:31:37
[뉴스토마토 김현우기자]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가 무안하게 됐다. 자신이 제안한 여야 당대표 회담이 성사될 것이라고 섣불리 자신했다가 민주당이 냉정하게 반응한 탓이다.
 
황 대표는 지난 27일 6.25전쟁 정전 60주년 기념행사에서 "작금의 정치 현안을 논의하기 위해 빠른 시일 내에 양당 대표회담을 하자”고 민주당에 제안했다.
 
그는 “이번 회담에서는 모든 정치 현안을 의제로 삼아 논의함으로써 국민에게 안정과 기쁨을 주는 정치를 바칠 것을 제안한다”며 민생 정치를 강조했다.
 
29일 최고위원회의에서는 “김한길 대표와의 회담을 내가 제안했다. 민주당도 전반적인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며 민주당이 자신의 제안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판단했다.
 
이어 그는 “오늘부터 실무 접촉이 있을 것인데 여러 쟁점들이 있는 만큼 심도 있는 논의를 거쳐서 가급적 원만한 회담이 되도록 노력하겠다”며 회담이 곧 열릴 것으로 자신했다.
 
(사진=김현우 기자)
 
하지만 황 대표는 김치국만 마신 꼴이 됐다. 민주당은 새누리당의 회담 요구의 의도가 순수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김관영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황 대표의 제안이 새누리당 내에서 실현가능한지에 대해서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의미 있는 합의가 이루어지려면 회담에 앞서 먼저 새누리당의 진정성 있고, 책임 있는 자세가 우선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새누리당의 최근 행보에 문제점을 지적했다.
 
지난 26일 최경환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NLL(북방한계선)정쟁 중단을 선언하고 국정원이 가진 노무현 전 대통령의 남북정상회담 음성파일을 열람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당일 저녁 윤상현 새누리당 수석부대표는 NLL논란을 잠재우기 위한 유일한 방법이라며 회담 녹음파일 공개를 강력히 촉구했다.
 
새누리당이 단독으로 검찰에 대화록 유실 사건을 수사 의뢰한 것도 문제 삼았다.
 
국가기록원에서 노 전 대통령 대화록을 찾지 못하자 김한길 대표는 여야가 엄정수사 방법을 합의하자고 제안했지만, 새누리당은 단독으로 검찰에 고발했고 문재인 민주당 의원, 이재정 전 통일부 장관 등 민주당과 옛 참여정부 인사들이 수사 대상에 올랐다.
 
또 새누리당이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 국정조사에 대해 김현•진선미 의원 제척, 국정원 기관보고 비공개 요구 등으로 파행시킨 것도 민주당으로서는 화가 난 대목이다.
 
김관영 대변인은 “이렇게 정쟁을 키워 놓고, ‘정쟁 중단 선언’을 한다면 누가 진정성 있는 제의라 보겠는가”라며 “국민을 피곤하게 하는 정쟁을 푸는 지름길은 새누리당이 더 이상 국정원 국조를 정쟁화하지 말고 진상규명을 위해 성실히 임하여 합리적인 국정원개혁방안을 국회에서 마련해내는 데 적극적으로 협조하는 것”이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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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