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명정선기자] 연방정부 자동지출 삭감(시퀘스터)을 놓고 첨예하게 대립했던 미국 여야가 또 다시 '예산전쟁'에 돌입할 조짐을 보이면서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美정치권, 예산안 앞두고 치열한 신경전 '예고'
주요 외신들은 미국 여야 갈등이 금융시장 패닉으로 연결될 가능성은 낮지만 그 영향은 과거보다 커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좌), 존 베이너 하원의장(우)
올 하반기에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Fed)의 자산매입 축소를 놓고 시장의 경계감이 커지고 있어 변동성이 더욱 확대될 수 있다는 의견이다.
28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내달 2일부터 5주간 여름 휴회에 돌입하는 미국 의회는 오는 9월부터 연방정부 채무한도 증액 협상을 시작한다.
만일 오는 11월 초까지 한도 상향에 합의하지 못하면 정부는 채무불이행에 놓이게 된다.
아울러 2014 회계연도가 시작되는 10월1일까지 예산안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에 대비한 잠정 예산안 협상도 진행해야하는데 실패할 경우 정부폐쇄 위기에 처할 수 있다.
하지만 이번에도 협상은 난항을 거듭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민주당은 성장분야에 대한 투자증가와 증세를 주장하고 있는 반면, 공화당은 지출을 줄이고 백악관의 건강보험개혁을 폐지해야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외신들은 예산안 협의를 앞두고 양당 모두 양보하지 않는 태도를 보이고 있어 치열한 신경전을 예고하고 있다고 전했다.
◇월가 "패닉은 없지만 조정압력 커질 수도"
월가를 비롯한 시장참가자들은 미국 여야 갈등이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을 주목하고 있다.
대부분 전문가들은 이번 대립이 지난 2011년 신용등급 강등과 같은 사태로 번질 가능성은 낮다고 진단했다.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푸어스(S&P)가 2011년 미국 신용등급 강등 이유로 꼽았던 정부의 재정상황은 상당히 호전됐다는 평가다.
의회 예산국은 현재 금융위기 이후 1조 달러를 넘었던 재정적자가 2015년까지 3780억달러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미국 증시가 사상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랠리를 지속한 만큼 정치갈등을 빌미로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브라이언 싱어 윌리엄블레어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S&P500지수는 이미 사상최고치를 갈아치우며 기록 행진을 지속했다”며 “오른 데 따른 부담으로 조정압력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재정을 둘러싼 불확실성으로 불안감이 커지면 주가가 하락할 수 있고 이로 인해 경제가 불안해진다면 추가 하락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론 플로렌스 웰스파고 프라이빗뱅크 수석 투자책임자도 “현재 연준이 시장의 변동성을 높이고 있는 상황에서 추가로 투자자들은 정치 갈등이란 변수를 추가로 고려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하반기 경제 회복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미 정치권 갈등의 영향력은 줄어들 것으로 기대한다”면서도 “변동성을 키울 가능성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