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년든 증권사, 기업대출 준비 박차

은행 대출과 차별화되나.."경쟁 불가피"

입력 : 2013-08-01 오전 11:15:57
[뉴스토마토 김혜실기자] 이달 말 자본시장법 개정안 시행을 앞두고 대형 증권사들이 기업대출 시장 진출 준비로 분주하다.
 
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이번 개정안으로 자기자본 3조원 이상의 국내 5대 증권사들은 종합금융투자사업자로서 인정받아 투자은행(IB) 업무 영역이 확대됐다. 이에 따라 기업신용공여가 가능해지면서 기업대출 시장에 뛰어들기 위해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투자증권은 주력해야 할 기업신용공여 범위 설정, 리스크 관리 방안, 심사방안 등을 내부적으로 협의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KDB대우증권(006800)은 지난주 조직개편을 통해 태스크포스 부서인 기업여신TF를 새로 만들었다. TF에서 기업신용공여에 대한 비즈니스 인프라 구축 등 구체적인 작업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증권(003450), 우리투자증권(005940), 삼성증권(016360) 역시 기존 IB본부 내에서 세부 방침들을 구상하는 단계에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5개 증권사 모두 자기자본으로 기업에 자금을 직접 빌려주는 형태가 아니라 기업이 발행하는 채권이나 자산유동화증권 등에 돈을 투자하는 방식으로 사업 방향을 잡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은행이 담보를 잡아 자본을 빌려준다면 증권사들은 자기자본투자(PI)나 구조화금융 등을 통해서 기업에 신용을 해주는 것"이라며 "기업 입장에서는 다양하게 자금을 조달하는 길이 열리고 증권사 입장에서는 새로운 수익 창출의 기회가 생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의 기업대출과 차별화된 새로운 대출 시장이 열릴 것이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개정안에 따르면 증권사들은 은행이나 보험사처럼 기업에게 운용자금이나 부동산 담보 자금을 빌려주는 것이 아니라 모험자본을 빌려주게 되어있다.
 
모험자본이라는 것은 금융투자 관련된 기업공개(IPO), 인수합병(M&A)딜에 관련한 자금을 뜻한다.
 
이에 대해 조성경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증권사가 기업대출 시장에서 성공하려면 성공 가능한 IPO와 M&A 딜이 많아야 하는데 얼마나 딜이 나올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결국에는 은행의 기업대출과 경쟁이 불가피할 텐데 은행 대출금리가 훨씬 저리기 때문에 증권사들이 어떤 방안을 내놓을 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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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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