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준혁 기자)
[뉴스토마토 이준혁기자] 해외 이적에 대한 문제로 최근 흥국생명과 분쟁을 벌이고 있는 김연경 선수의 에이전트가 대한배구협회 답변을 두고 사실상 '수용 불가'의 의사를 표했다. 논란이 멈출줄 모르는 가운데 향후 파장이 예상된다.
배구선수 김연경의 소속사인 ㈜인스포코리아는 2일 오후 보도자료를 내고 "현재 페네르바체와 계약기간 중인 김연경이 페네르바체 구단 동의 없이 흥국생명과 계약하는 건 이중계약의 소지가 있다"며 "그로 인해 발생하는 모든 책임은 김연경에게 있고, 섣부른 합의는 자칫 나쁜 선례를 남길 수 있다"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30일 협회는 김연경 측에 보낸 답변서를 통해 규정 적용은 아무 문제가 없는 것이라며 흥국생명과의 원활하게 합의할 것을 권했다. 합의가 없다면 지난해와 같은 임시 국제이적동의서(ITC) 발급이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인스포코리아는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아제르바이잔리그 로코모티브 바쿠로 이적한 김사니 사례를 들어 "배구협회의 판단에 따르면 김사니 역시 계약 종료나 FA자격 취득과 상관없이 흥국생명을 원소속구단(Club of Origin)으로 규정해야 한다"며 "이 경우 로코모티브 바쿠 구단의 국제이적동의서(ITC) 발급 요청 시 흥국생명과 협상하고 보상을 요구해야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한국배구연맹(KOVO) 구단과 계약했던 모든 외국인 선수들이 떠날 때에도 번역상 'Club of Origin'이 KOVO 구단이 돼 외국 구단에 보상을 요구해야 한다"며 "그러나 KOVO 회원이 아닌 외국 구단에게 이 규정을 근거로 어떤 요구를 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며 국제배구연맹(FIVB) 규정에도 위배되는 행위"라고 덧붙였다.
이는 해석상 차이를 빚는 'Club of origin'에 대한 협회의 답변을 정면 반박한 것이다. 김연경 측은 지난해 9월 합의문에 명시된 이 문구가 원 소속구단으로 표기돼 "김연경은 흥국생명 소속"이란 국제배구연맹(FIVB) 판결에 영향을 미쳤다고 주장해왔다.
반면 협회는 "지난해 합의문 내용 1항에 '김연경 선수는 원 소속구단인 흥국생명 소속이며'를 원문에 충실하게 번역하는 과정에서 적절한 대안을 찾을 수 없었다"라고 맞섰다.
인스포코리아는 "이번 사태는 김연경이 선의로 맺은 임시합의서를 협회와 흥국생명에서 왜곡 번역하고 FIVB에 제출해 발생했다"면서 "KOVO 규정상 '원 소속구단'과 FIVB의 'Club of Origin'을 동일한 것으로 인식하게 해 김연경이 흥국생명을 'Club of Origin'으로 인정한 것처럼 보이게 한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라고 주장했다.
임의탈퇴 공시 처분을 내린 KOVO 상벌위원회 조치도 해외 이적과는 별개란 주장이다. 인스포코리아는 "FIVB 규정에 따르면 국제이적시 각국 연맹이 아닌 배구협회만이 당사자로서 자격을 행사할 수 있다"며 "FA를 포함한 KOVO 규정은 어떠한 영향력도 갖지 못한다"라고 재차 강조했다.
더불어 "문제의 근본 원인은 KOVO 규정상 FA 자격 취득여부는 국제이적시 전혀 관계없음에도 KOVO 규정을 무리하게 적용하려는 데 있다"며 "이는 '각국 협회 규정과 FIVB 규정 사이에 불일치 또는 차이가 있으면 FIVB 규정이 우선한다'는 FIVB 규정에 위배되는 행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인스포코리아는 "흥국생명, KOVO와 협회는 김연경의 자유로운 해외진출을 막으면 국내 모든 상황이 저절로 해결될 것이라고 착각을 하는 듯 하다"며 "만약 이 분쟁의 결과가 한국배구시장의 특수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명분하에 선수들의 기본권을 침해하면서 시대에 역행하는 사례로 남게 된다면 후배들에게 매우 부끄러운 일로 기록될 것이며 한국배구는 제도적으로 퇴보하게 되는 셈"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