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2분기 순익 '반토막'..결국 점포 80여개 폐쇄

입력 : 2013-08-05 오전 10:56:40
[뉴스토마토 송주연기자] 국내은행의 올 2분기 순이익이 1년 만에 반토막이 나는 등 수익성이 눈에 띄게 악화되고 있다.
 
특히 4대 금융지주 계열 대형은행들의 수익성이 크게 하락하고 있어 금융권에 비상이 걸렸다. 은행들은 하반기 점포 구조조정을 통해 난국을 돌파하겠다는 계획이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은행들의 올해 2분기 당기순이익은 1조1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조1000억원과 비교해 48.0% 감소했다. 1년만에 순이익이 반토막 난 것이다.
 
2분기 순이익은 1분기 1조7000억원보다도 35.3%(6000억원) 줄어든 것이어서 은행들의 수익성 악화를 증명하고 있다.
 
은행들은 세계경기 침체에 따른 저금리 기조와 주가하락의 영향을 피해가지 못했다.
 
저금리 기조로 예대마진이 줄면서 이자이익은 지난해 2분기 9조6000억원에서 올 2분기 8조7000억원으로 9000억원 감소했다.
 
비이자이익은 은행들이 보유한 주식, 채권 등 유가증권 가치가 떨어지면서 지난해 2분기 1조원의 절반인 5000억원으로 감소했다,
 
은행의 대표적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NIM)이 하락한 건 당연한 일이다.
 
국내은행의 2분기 NIM은 1.88%로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2분기(1.72%)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NIM은 지난 2011년 1분기 후 9분기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4대 금융지주 계열 은행들의 2분기 성적도 별반 다르지 않다.
 
지난 2일 발표된 우리은행의 2분기 순익은 1942억원으로 1년 전보다 12% 감소했다.
 
1,2분기를 합친 상반기 순이익은 3861억원으로 지난해 8131억원과 비교해 절반 이상 줄었다.
 
국민은행의 2분기 순이익은 488억원으로 1분기보다 83.5% 감소했다.
 
하나은행의 2분기 순이익은 1166억원으로 지난해 2분기와 비교해 1576억원 줄었다.
 
신한은행의 2분기 순이익은 3610억원으로 지난해 2분기 3909억원에 비해 7.7% 감소했다. 하지만 1분기 3379억원보다는 6.8% 늘어 4대은행 중 가장 양호한 실적을 보였다.
 
어닝쇼크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자 은행들은 최근 금융감독원에 적자 점포 정리계획을 제출했다.
 
하나은행은 적자 및 저성장 점포 25개를 폐쇄하고 3개 점포는 지점에서 출장소로 규모를 줄이기로 했다. 외환은행도 적자점포 3곳 등 총 9개의 점포를 통폐합한다.
 
국민은행은 12개 점포, 우리은행은 8개 점포를 정리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농협은행은 4개 점포를 이전하고 1개는 폐점키로 했다. 8개 점포는 연말 결산 결과에 따라 조건부 폐쇄키로 결정했다.
 
기업은행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적자를 낸 51개 점포 중 11개 점포를 통폐합하거나 재배치할 방침이다.
 
한국씨티은행은 상반기에 15개 점포 폐쇄에 이어 하반기에 5개 점포를 추가 정리하기로 했다. 신한은행도 상반기에 14개 점포를 폐쇄했다.
 
은행들의 점포 구조조정이 현실화될 경우 하반기 80여개의 점포가 문을 닫는다.
 
하지만 이같은 점포 폐쇄가 은행의 수익성 향상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점포 10개 없애서 줄일 수 있는 비용은 많아야 50억원 수준"이라며 "인력 구조조정 없이는 수익악화 문제를 해결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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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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