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상원기자] 음식점이나 제조업의 세금부담 경감을 위해 적용하고 있는 농수산물의 의제매입세액공제에 한도가 설정된다.
과다공제 사례를 차단해 세수 누수를 줄이기 위함이지만 일부 공제액이 줄어든 업체의 가격인상도 예상된다.
기획재정부는 8일 발표한 '2013년 세법개정안'에 농수산물 의제매입세액공제에 한도를 30%로 설정하는 내용의 부가가치세법 시행령 개정안을 담았다.
의제매입세액공제는 농수산물 등을 재료로 구입한 사업자에게 재료 구입비용에 일정부분의 면세항목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간주해 그 비율만큼을 세금에서 공제해주는 제도다.
(자료=기획재정부)
공제율은 개인 음식점이 8/108, 유흥주점이 4/104, 중소제조업이 4/104로 나눠져 있지만, 공제한도는 정해진 것이 없어 원가의 80~90%까지 공제받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실제 음식점업의 매출액대비 매출원가 비중은 2010년 통계청 경제총조사 결과를 기준으로 37%이지만 개인 음식점의 매출액 대비 농수산물의 매입액 비중은 이보다 높은 40%에 육박한다.
부가세가 면세되는 농산물 원재료만을 100% 사용할수는 없기 때문에 매입세액공제율은 매출액 대비 매출원가 비중보다 낮아야 정상이지만 오히려 더 높은 경우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김낙회 기재부 세제실장은 "원가 대비 많게는 80~90%까지 공제를 받는 경우도 있다"면서 "공제한도를 설정해서 과다공제의 문제점을 시정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정부가 설정한 공제한도는 30%로 매출원가 비중 평균 37%보다 낮은 수준으로 정했다는 설명이다.
◇ 의제매입세액공제 늘려달라고 아우성인데..가능할까
의제매입세액공제는 간이과세제도와 같이 일정 부분을 비과세 대상으로 간주해서 혜택을 줬던 것이기 때문에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계속해서 제기돼 왔다.
농어업 면세유제도나 농어업용 기자재 부가가치세 지원제도 등도 시행되고 있기 때문에 실제로 농산물에 포함된 부가가치세 부담은 낮은 편이다.
조세재정연구원에 따르면 현재 농수산물에 푸함된 부가가치세액은 각종 감면제도 때문에 0.1~1.6%에 그치고 있다. 개인음식점에 대해 8/108의 공제율을 적용하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최고 80배에 가까운 실제와 공제율과의 격차가 발생한다.
문제는 의제매입세액공제의 축소 명문에도 불구하고 업계에서는 역으로 이를 확대해달라는 요구가 계속되고 있다는 점이다.
중소기업중앙회나 음식점협회 등은 의제매입세액공제율을 현재보다 더 상향해줄 것을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지역구를 관리하는 국회의원들 역시 의제매입세액공제를 줄이는 것 보다는 확대하는 내용의 법 개정안을 계속해서 입법발의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3월에 새누리당 김태원 의원이 발의한 농수축산물에 대한 의제매입세액공제 확대법안은 조세지원금액만 56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매입세액공제가 줄게 될 경우 음식점 등이 종전보다 세금을 더내게 되는 만큼 밥값 등 상품가격을 인상할 가능성도 있다.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자칫 비과세 감면 정비에 따라 지금까지 받던 혜택이 일부 줄어들게 되는 분들은 이번 세법개정안을 지지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면서도 "비과세 감면 정비나 지하경제 양성화 등을 통해 재원을 확보해야만 하는 정부의 고충과 어려움을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