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상원기자] 설탕 관세를 둘러싼 정부와 업계간의 전쟁이 재발할 예정이다.
현재 설탕을 수입할 때 매겨지는 기본관세율은 30%인데 정부는 물가에 영향이 큰 설탕값 안정을 위해 이를 20%까지 낮추겠다는 계획이다. 제당 업계의 반발이 예상된다.
기획재정부는 설탕 관세율에 기본관세율보다 우선적용하는 잠정관세율을 신설하고 그 세율을 20%로 하는 내용의 관세법 개정안을 8일 발표한 '2013년 세법개정안'에 담았다.
정부는 국내 제당업계의 경쟁력 강화와 물가안정이라는 명분으로 지난 2011년에 설탕 기본관세율을 35%에서 30%로 인하한데 이어 지난해 세제개편에서는 다시 30%에서 5%로 인하하는 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그러나 인하폭이 컸던 만큼 제당업계의 반발이 거셌고, 국회 통과가 불발됐다.
정부는 이번에는 30%의 기본관세율을 그대로 두되, 그보다 우선적용될 수 있는 잠정세율을 20%로 신설해 설탕관세 인하에 재도전한다.
정부가 설탕 관세율을 인하하려는 가장 큰 이유는 물가 때문이다.
수입되는 설탕의 관세가 낮아지면 수입설탕의 가격이 낮아지고, 국내에서 제조하는 설탕의 가격도 하락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다.
설탕은 빵이나 과자, 음료수 등 다른 식료품값에도 줄줄이 영향을 줄수 있기 때문에 이명박 정부에서는 이른바 'MB물가지수'에도 포함돼 개별관리해 왔다.
높은 설탕관세가 국내 제당업계를 보호하면서 가격경쟁이 되지 않아 독과점형태로 운영되고 있다는 점도 정부의 눈엣가시다.
다른 유사 식품 원재료가 설탕보다 훨씬 낮은 관세로 수입되고 있다는 점도 정부의 관세율 인하 근거가 되고 있다. 밀가루의 기본관세율은 3%이고, 대두(콩)의 기본관세율은 5%다.
그러나 업계의 불만은 적지 않다.
제당산업 특성상 초기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원료를 대량으로 사들여야 하고, 과점 체제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제당 업계는 특히 해외 다른 국가들이 자국의 설탕산업 보호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점을 부각시키며 관세인하방안에 강력히 반대해 왔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국내 설탕시장의 경쟁을 촉진하되, 국내 제당업계에 미치는 영향 등을 고려해 잠정세율을 적용했다"면서 "수입량 급증에 따른 국내산업 피해 발생시에는 잠정세율 적용을 잠시 중단하고 기본세율로 적용하거나 세율을 인상할 수 있어 피해 우려는 크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