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혜실기자] 앵커 : 일본 기업들의 실적이 크게 개선됐는데요. 아베노믹스 효과가 본격화됐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근본적으로 경기 개선이 가능할까요. 일본 경기와 향후 시장 흐름까지 오늘 마켓인터뷰 시간에 김혜실 기자와 전망해봅니다.
우선 일본 기업 실적 어느 정도였나요.
기자 : 일본 기업들이 2013회계연도의 첫 분기인 4~6월까지의 1분기 실적이 크게 개선됐습니다. 그야말로 어닝 서프라이즈였습니다. 지금까지 실적을 발표한 일본 대표기업들이 대부분 시장의 예상을 웃도는 이익을 냈는데요. 자동차, 전기전자 등 수출기업부터 종합상사, 은행ㆍ증권사 등 금융사에 이르기까지 전반적으로 실적 개선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우선 파나소닉, 소니, 샤프 등 주요 가전 3사의 영업이익이 일제히 전년동기 대비 큰 폭으로 증가했습니다. 특히 소니 영업이익은 전년동기 보다 6배 가량 늘어난 363억엔을 기록했고요. 샤프는 지난해 941억엔 영업적자에서 1분기 30억엔 흑자로 돌아섰습니다.
자동차 업체들의 실적도 좋습니다. 도요타의 영업이익은 6633억엔으로 88%나 급증했고요. 닛산의 영업이익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23% 증가한 1080억엔이었습니다.
대형은행과 증권사 실적도 크게 개선됐는데요. 5대 은행의 순이익은 총 8900억엔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6% 증가했고요. 증권사들도 지난해의 수십배에 이르는 순이익을 보인 회사들이 많은데요. 특히 노무라증권의 경우 순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무려 35배 가량인 658억엔을 기록했습니다.
일본 기업들의 이 같은 실적 호조 NH농협증권 남동완 부장께서는 어떻게 보십니까. 들어보시죠.
연구원 : 일본 기업들의 실적 발표 내용을 보면 주요 수출기업을 중심으로 실적 개선세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실적 전망치가 상향 조정되고 있는데요. 이는 미국 금융정책 변화에 따른 일본 기업의 수혜로 풀이됩니다.
앵커 : 수출기업 중심으로 실적 개선세가 이어졌다고 보셨습니다. 이 같은 실적 호조 이유는 뭡니까.
기자 : 지난 분기에 늘어난 이익 가운데 상당 부분이 달러당 100엔 안팎의 엔화약세와 양적완화에 따른 주가강세 때문이라는 해석이 많습니다. 큰폭의 이익 증가에도 불구하고 속사정을 들여다보면 가격하락과 수요감소에 따른 이익감소분을 엔저효과와 비용절감이 상쇄했다는 겁니다.
특히 자동차 업계는 판매대수가 지난해 보다 줄었는데도 영업이익은 폭발적으로 증가해 엔저 효과를 톡톡히 봤다는 설명입니다.
금융권의 실적도 주가급등에 의존한 부분이 큽니다. 특히 은행권은 주가회복으로 보유주식의 감손처리가 급감하면서 높은 이익을 올렸다는 겁니다.
NH농협증권 남동완 부장께서도 일본 기업들의 실적 회복이 체질 개선이 아닌 엔화약세와 정책 효과 때문이라고 보십니까. 들어보시죠.
연구원 : 엔화 약세에 따른 효과가 크다고 봅니다.
개별적인 기업 실적 살펴보면요. 일단 닌텐도는 지난 분기 862억엔 이익을 냈습니다. 상반기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된 것이고요. 169억엔 환차익 영향이었다고 본다면 엔화 약세 요인이 컸다고 풀이됩니다.
도요타 2분기 순이익은 2배 성장했는데요. 판매대수가 소폭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이익이 늘어났고요. 닛산자동차 역시 달러 대비 1엔 하락했을 경우 영업이익이 150억엔늘어난다고 보이는데요.
결국 이익은 엔화약세에 따른 것이 대부분이라고 봅니다.
앵커 : 엔화 약세에 따른 효과가 크다고 보셨습니다.
그렇다면 정책 효과 계속될까요.
기자 : 이처럼 아베노믹스 효과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는데요. 하지만 실적 개선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의견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체질개선보다는 엔화약세와 주가회복 등 일시적인 요인 덕분이기 때문에 시장과 정책적인 상황에 따라 이익이 다시 감소할 수 있다는 겁니다.
아베노믹스 효과 지속될까요. 일본 경제에 대한 평가와 전망까지 NH농협증권 남동완 부장께 들어봤습니다.
연구원 : 우선 외국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아베 정부가 감내할 수 있을 정도의 규제 변경을 내놓아야 한다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총리는 판매 증세 인상 건을 포함해 4가지 옵션에 대한 검토를 지시한 상황인데요. 오는 9~10월까지 결과가 도출되지 않을 경우 총리 의지에 대한 의문이 확대될 수 있습니다.
아베노믹스의 성공적 결과는 환율 움직임에 민감하게 작용하고 있는데요. 내부적으로 아무리 규제 부분이 해결되더라도 환율 부분이 아베노믹스가 원하는 방향과 엇갈린다면 외부적인 요인으로 인한 타격이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최근 글로벌 자금 시장의 이동에 주목 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번주 엔달러 환율이 96엔대로 떨어졌는데요. 엔화의 강세 움직임이 안전자산 선호 움직임으로 확대된다면 아베노믹스 성공을 방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 향후 글로벌 자금 시장의 이동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보셨습니다.
사실 올해 일본 증시도 양호한 흐름 보였는데요. 어떻습니까.
기자 : 일본 니케이 225지수는 꾸준히 상승해 지난 5월23일 1만5942선까지 올라가며 최고가를 기록했고요. 이후 양적완화 축소 우려에 하락해 6월 중순 1만2415선까지 떨어졌지만요. 6월말부터 꾸준히 상승해 낙폭을 만회하면서 7월19일 1만4953선까지 올라섰습니다.
하지만 최근 엔달러 환율이 96엔대까지 진입하면서 주가가 폭락했습니다. 니케이 지수는 지난 30일 1만3613선까지 다시 떨어졌고요. 현재 1만4000선 아래서 움직이고 있습니다.
올해에는 전반적으로 환율 효과와 기업 실적 기대감에 주가가 강세 보였는데요. NH농협증권 남동완 부장께서는 일본 주식시장의 강세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기업 실적 개선 기대감이 선반영됐다고 봐도 될까요.
연구원 : 실적 효과가 컸다고 볼 수 있습니다. 지난주 달러엔 100엔대에서 이번주 96엔대에 진입했습니다.
이 때문에 주가도 폭락세를 보였는데요.
추가적인 엔화 움직임이 민감도가 증가할 것으로 보이고요. 환율의 움직임이 미 증시보다 일본 증시에 더 민감하게 작용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앵커 : 실적 효과 크다고 보셨고요. 환율 움직임에도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하셨는데요. 그렇다면 일본 증시 향후에는 어떻게 움직일까요.
기자 : 일본 증시가 이번주 연이어 하락하고 있는데요.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우려에 일본은행(BOJ)의 정책 기조 때문입니다. 일본은행은 어제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진행하고 금리 동결을 포함해 기존 정책을 유지키로 했습니다. 자산매입 확대를 비롯한 추가 부양책이 나오지 않으면서 일본 증시에 악재로 작용했습니다.
지난 주말 100엔선을 위협했던 엔달러 환율은 이번 주 들어 줄곧 하락해 96엔대까지 하락했는데요. 엔화 강세 기조가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보이면서 일본 증시를 압박할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추세적인 일본 증시 강세는 지속될 거라는 의견도 있습니다. 과거 경험상 미국에서 통화 긴축 전망이 나올 때마다 일본 증시가 상승했다는 건데요. 지난 1986년, 1994년, 1999년, 2004년에 미국 연준이 기준금리를 인상하기 전 1년 동안 일본 주가가 평균 30% 상승했다는 집계가 나왔습니다.
미국 경제 회복과 양적완화 축소로 인한 달러화 가치 상승이 엔화 가치 하락으로 이어지면서 일본 수출기업들의 이익이 늘어나고 증시에 힘을 보탤거라는 설명입니다.
NH농협증권 남동완 부장께서 일본 증시 전망과 우리 시장에 미치는 영향까지 짚어주셨습니다.
연구원 : 미 연준의 정책 변화를 일본의 경제와 증시, 수출에 호재가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엔화 약세 및 미 경기 개선의 복합적 요인이 긍정적으로 작용할 텐데요.
일본 증시는 미국보다 환율 시장에 민감하게 움직일 것으로 보이는데요. 내년까지 현재 98엔에서 108엔대까지 상승이 예상됩니다.
따라서 미 연준의 출구 전략이 유효할 경우 토픽스는 연말까지 1300선이 예상됩니다.
우리 증시에서는 추세적인 엔화 약세에도 불구하고 반사이익이 기대되는 업종에 주목해야 할텐데요. 일본 경기에서 원자재 및 연료비용 증가로 관련업종 둔화가 전망됩니다. 따라서 철강, 제지, 화학 업종 등 국내 업종에 관심가질 필요 있겠습니다.
기자 : 남동완 부장님 역시 미국 연준의 정책 변화가 중장기적으로는 일본에는 긍정적일 것으로 보셨고요. 엔화 약세 기조에도 불구하고 반사이익이 기대되는 국내 업종들에 관심 필요하다고 조언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