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꽁꽁 얼어붙었던 기업공개(IPO) 시장이 입춘을 앞두고 기지개를 켤 수 있을지 주목된다.
다음달 자본시장통합법(자통법) 시행에 따른 우회상장 요건 강화로 이보다 앞서 우회상장하려는 기업들이 늘어날 조짐을 보이고 있고, 작년 상장을 연기했던 기업들도 시한에 맞춰 상장에 나설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25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신규 상장한 기업은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을 합쳐 44개사로 1998년 외환위기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롯데건설, SKC&C, 동양생명, 진로, 대우캐피탈, 포스코건설 등 대어급을 비롯해 해덕선기, 서암기계공업, 뷰웍스, 흥국, 신텍, 에스앤에스텍, 티플랙스, 뉴그리드테크놀로지 등이 상장을 잇따라 연기했다.
이들 기업은 상장 승인 시점을 기준으로 6개월 안에, 추가 신청을 냈다면 12개월 내 상장해야 하기 때문에 올해 줄줄이 기업공개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최근 기업공개시장의 상황도 좋아지고 있다는 점도 이런 전망에 무게를 실어준다.
이달 대성파인텍, 메디톡스, 유비쿼스, 이수앱지스 등의 공모주 청약은 모두 수백 대 1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해 상장을 앞둔 기업들에 기대감을 불어넣었다.
메디톡스가 16일 코스닥시장에 데뷔한 후 이틀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고, 유비쿼스도 상장 첫날인 23일 가격제한폭까지 올라 기업공개시장에 군불을 지폈다.
또 내달 4일 자통법 시행 전에는 우회상장하는 기업들이 증가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자통법이 시행되면 우회상장 요건이 강화되는데, 해당 기업들이 이보다 한발 앞서 증시 입성을 노린다는 것이다.
게임업체 드래곤플라이가 위고글로벌을, 고급 수제 햄버거로 유명한 크라제인터내셔날은 제넥셀을 통해 우회상장을 추진하는 등 증권가에서는 자통법 시행전에 우회상장이 봇물 터지듯 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 거래소 관계자는 "증시 상황이 호전되면 상장을 미뤘던 대부분 기업이 상장에 나설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화증권은 최근 `2009년 주식 전망 보고서'에서 "국내 주식시장에 문을 두드리는 외국기업의 수가 눈에 띄게 늘고 있고, 상장예비심사 승인을 받은 기업 중 대기업 계열사들이 다수 포함돼 있어 올해 기업공개시장이 활기를 되찾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화증권은 "상장예정기업 중 이들의 지분을 보유한 기업들이 이미 상장돼 있는 경우가 있어 상장에 따른 유가증권 평가이익이 증시에 긍정적인 모멘텀으로도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올해도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이어져 기업공개시장의 위축도 불가피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