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애신기자] 몇 년째 지속되는 전력난으로 인해 증권가에도 복장 간소화가 정착된 모습이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때 이른 더위로 인해 대부분의 증권사들은 지난해보다 1~2달 일찍 하계 복장 착용을 허용했다.
KDB대우·삼성·우리투자·현대·동양·한화·대신·신한·하나대투·미래에셋·유진투자·메리츠·SK·NH농협·KB투자·키움·하이투자·이트레이드증권 등의 증권사들이 쿨 비즈(Cool Biz)를 시행하고 있다.
HMC투자증권 한 관계자는 "지난 2008년 출범할 때부터 와이셔츠는 긴팔을 입도록 규정하고 있다"면서 "위에서 별 다른 지침이 없어서 꾸준히 이어오고 있는데 노타이만 해도 시원하다"고 말했다.
쿨 비즈는 '시원하다'(cool)와 '업무'(business)의 합성어로 여름철 간편한 옷차림을 뜻한다.
지난해 여름 정부부처 장관들이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휘들옷을 입고 참석하는 등 복장 간소화에 대한 적극적인 홍보를 하고 있다. 이에 각 기업체마다 기준을 세워 반팔, 반바지, 샌들, 노타이 등을 시행 중이다.
대부분의 증권사들은 반팔 셔츠에 정장 바지, 자켓·넥타이 미착용을 시행 중이다. 여직원들은 단정하고 깔끔한 여름 복장으로 자율 선택할 수 있다.
단, 영업부서에는 예외다. 증권사 관계자는 "영업직은 평소 다른 직원들처럼 반팔 등 쿨비즈를 입다가 고객을 응대하거나 외부 공식 활동 등 격식을 차려야할 경우에는 긴팔이나 넥타이 착용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쿨 비즈를 시행하면 체감 온도를 2도 정도 낮춰 냉방 전력을 아낄 수 있다. 또 직원들이 간소한 복장을 착용하게 함으로써 업무 능력을 높이는 효과도 있다.
증권사에서 근무하는 김모씨(34세)는 "전력난으로 인해 정부가 냉방온도 준수를 요청하면서 에어컨을 가동해도 예전만큼 시원하다는 느낌이 안든다"면서 "이 상황에서 긴팔에 넥타이까지 했으면 체감온도가 많이 올랐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비지니스 에티켓도 중요하지만 최근처럼 폭염특보가 내려지고 할 때는 실용성이 우선"이라면서 "기업 문화가 직원들의 업무 효율성을 높이는 쪽으로 흘러가는 게 바람직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