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용식기자] 이른바 ‘조중동매’로 대표되는 대형 신문사들이 ‘네이버 때리기’에 한창입니다. 이들은 7월 초를 기점으로 비판기사를 쏟아내고 있는데 검색시장에서의 시장지배력을 바탕으로 온갖 횡포를 부리고 있다는 게 비판의 골자입니다.
사실 업계에서 독과점 논란은 오랫동안 이슈이긴 했습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해당 언론사들의 비판 강도가 너무 지나치며, 뭔가 저의가 있을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습니다. 실제 인터넷업계를 출입하는 많은 기자들도 여기에 동의하고 있습니다.
네이버 한 관계자는 “이유에 대해 말을 하지 않으니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모르겠다. 아마도 뉴스사업과 관련이 있지 않겠냐. 차라리 뉴스사업 접으라고 한다면 무슨 뜻인지 알겠는데 이조차도 이야기가 없으니 답답하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전문가들은 “신문사로서는 포털이 같은 시장을 두고 싸우는 경쟁자이며, 향후 사업에 지대한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자각했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습니다.
콘텐츠 유통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넘어가고 있다는 주장은 오래 전부터 제기됐습니다. 하지만 2000년대 중반만 하더라도 뉴스제휴 분쟁을 제외하고는 신문사와 포털 사이 큰 마찰이 없었죠. 신문사는 지면 광고시장, 포털은 온라인 광고시장을 영유하며 각자 사업을 운영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 두 시장이 빠르게 통합됐고, 신문사들의 매체력 저하는 더욱 심화됐습니다. 여기에 결정적으로 스마트폰 보급이 이뤄지면서 사람들이 신문을 통해 뉴스를 볼 이유가 사라졌습니다.
대형 신문사들로서는 “직원수가 1000명이 넘는데 주 수익모델이 빠르게 침체되고 있다? 미래가 없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죠.
물론 이들도 그동안 가만히 있진 않았습니다. 신성장동력을 찾기 위해 엄청 애를 썼죠. 3년 전 영상콘텐츠(종편) 사업을 하기 위해 동분서주했던 게 대표적인 예입니다. 하지만 이 또한 적절한 탈출구가 되지 못했고, 고민은 더욱 깊어졌습니다.
결국 남은 방안은 온라인 광고시장 점유율을 높이던가, 뉴스 유료화에 성공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를 가로막는 게 바로 포털이죠. 첫째로 온라인 광고시장 90%를 점유하고 있으며, 둘째로 뉴스서비스를 통해 인터넷 이용자를 묶어놓고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신문사로서는 포털을 가만히 둘 수 없다는 판단을 하게 된 것입니다.
물론 아무리 대형 신문사들이라 하더라도 포털을 망하게 만들 수는 없습니다. 대신 경쟁이나 협상을 하는 데 최대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려고 하겠죠. 그게 이들이 포커페이스를 유지하는 이유가 아닌가 싶은데요.
그렇다면 포털, 특히 공격대상이 된 네이버는 어떤 대응을 하고 있을까요. 창사 이래 최대 규제이슈가 발생했다고 보고, 리스크를 해소하는 데 전사적으로 매달리는 분위기입니다. 실제 논란이 되는 일부 서비스를 정리하고, 대규모 생태계 조성계획을 발표하는 등 많은 부분을 양보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납작 엎드리는 것은 정부와 업계 비판자들에게 하는 것이지, 대형 신문사들에게 하는 게 아닙니다. 상생안을 발표하는 과정에서 뉴스사업에 대한 언급이 없다는 점이 대표적인 근거입니다. 이는 내부적으로 “장기적인 과제이며, 섣불리 움직이기보다는 ‘명분쌓기’에 주력하자”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해석 가능합니다.
따라서 최소 6개월에서 1년까지는 ‘네이버 때리기’가 계속될 전망인데요. 결과는 어떻게 나올까요. 아마도 진실의 편에 서있지 않을까 생각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