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전기로 제강사들이 철근가격 인상이라는 최후의 카드를 꺼내들었다.
그간 철근가격은 건설, 조선 등 전방산업 침체로 약세를 거듭해 왔다. 하지만 최근 철근의 주원료인 철스크랩 등 원가가 오르고, 전력난으로 생산량마저 감소하면서 수익성 개선을 위해 여름철 철근 수요 비수기임에도 가격인상을 결정할 수밖에 없었다는 설명이다.
그만큼 현 상황이 어렵다는 방증이라고 업계는 하소연하고 있다. 원가절감 등 마른수건 짜듯 쥐어짠 끝에 가격인상 외에는 달리 방도가 없다고 본 것이다. 반면 수요처는 철강업계의 일방적 결정에 반발하고 있어 가격 상승을 둘러싼 갈등의 조짐도 보이고 있다.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 전기로를 사용하는 제강사들이 철스크랩 가격 상승 및 생산량 감소 등 생산단가 인상을 이유로 철근 가격 인상을 추진하고 있다.(사진=뉴스토마토자료)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동국제강은 오는 19일부터 철근(고장력 10㎜ 기준) 판매가격을 톤당 2만원 인상한다. 인상분이 적용되면 출고가격은 톤당 72만원에서 74만원으로 상향 조정된다. 앞서 현대제철도 14일부로 톤당 2만원 인상해, 출고가격을 톤당 72만원에서 74만원으로 상향 조정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들은 원료인 수입산 철스크랩 가격이 상승하고 8월 설비 대보수 기간을 맞아 생산량이 감소하는 등 생산단가가 높아져 더 이상 적자를 견디기 어렵다는 이유를 대고 있다. 여기에 정부의 전력 절감 동참으로 전기로 사용을 줄이면서 생산량도 감소해 수익성 악화가 심각해졌다는 입장이다.
업계에서는
현대제철(004020),
동국제강(001230) 등 국내 철근 시장의 절반을 점유하는 양사가 가격 인상을 추진하고 있고, 현재 수입 철근 재고가 약 3만2000톤 수준으로 연중 최저 수준을 기록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당분간 철근 반등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이번 가격 인상이 시장 수급에 따른 게 아니라 제강사가 원가 상승을 이유로 일방적으로 결정했다는 점에서 가격 상승 추세가 오래가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동시에 나오고 있다.
특히 철근의 주요 수요처인 국내 건설사들은 오히려 가격 인하를 요구하고 있어 제강사들의 인상 요구가 100% 적용되긴 힘들 것으로 보인다. 건설사들은 현재 진행 중인 철근 가격 협상에서 공급 가격이 톤당 2만원 인하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어 추가적 반발도 예상된다.
철근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현대제철, 동국제강 두 업체가 주요 수요처인 건설사들과 치열한 가격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철근 가격 반등의 신호탄이 될 이번 협상 결과에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