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페루전에서 데뷔한 김승규. (사진=대한축구협회 홈페이지 캡쳐)
[뉴스토마토 임정혁기자] 축구 국가대표팀 골키퍼 김승규(23•울산현대)가 성공적인 A매치 데뷔전을 치르며 붙박이 수문장 정성룡(28•수원삼성)의 자리를 위협하고 있다.
김승규는 지난 14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축구대표팀과 페루의 평가전에 나서 무실점으로 경기를 마쳤다. 특히 '슈퍼세이브'로 불릴 만큼 2개의 멋진 선방으로 팬들의 눈길을 사로 잡았다.
전반 43분 김승규는 상대팀 요툰(바스코 다 가마)이 골문 왼쪽 구석으로 찬 오른발 슈팅을 몸을 날려 걷어냈다. 후반 39분에는 페루 공격수 피사로(바이에르 뮌헨)가 골문 왼쪽 구석으로 뚝 떨어지는 강력한 왼발 슈팅을 찼으나 김승규는 이를 손 끝으로 걷어냈다. 만약 골을 허용했다면 지속적인 공격을 펼치던 한국 대표팀이 허탈할 수 있었다. 그런 상황에서 나온 선방이었다.
"(정)성룡이 형을 넘어서려는 것보다 나 자신을 보여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던 김승규의 대표팀 데뷔는 성공했다.
김승규는 현대고를 졸업하고 만 18세이던 2008년 울산에 입단했다. 어린 나이와 함께 높은 관심을 받았지만 가능성에 비해 중용되진 못했다. 소속팀 울산에는 김영광(30)이 있었고 자연히 대표팀과 그는 멀어 보였다.
대표팀 골문은 정성룡이 줄곧 지켰다. 그는 최근 A매치 11경기에 연속 출장했다. 지난해 9월11일 열린 2014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3차전 우즈베키스탄전부터 최근 마친 동아시안컵까지 모두 그가 골문을 지켰다.
2010 남아공 월드컵 이후 대표팀이 변화에 변화를 거듭해도 정성룡만은 굳건했다. 김용대(33•FC서울), 김영광, 이범영(24•부산아이파크), 하강진(24•경남FC)이 거론됐지만 늘 출장은 정성룡 몫이었다.
그런 대표팀 골문에 홍명보 감독이 변화를 줬다. 김승규는 지난 14일 페루전을 앞두고 성인 대표팀에 처음 이름을 올렸다. 당시 그는 "축구선수라면 누구나 꿈꾸는 A대표팀 승선이 실감이 안 난다"면서도 "올림픽대표팀 코칭스태프 선생님들과 만나기 때문에 마음은 편하다"고 당당히 말했다. 이런 김승규의 자신감과 편안함은 뛰어난 선방으로 연결됐다.
김승규는 과거 청소년 대표와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홍명보 감독의 지도를 받았다. 이번 페루전 활약으로 그가 중용될 가능성은 한층 높아졌다.
올 시즌 K리그 개인 기록에서도 김승규는 정성룡 보다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는 19경기에 출장해 16골만을 내줬다. 경기당 0.84골 허용을 기록했다. 반면 정성룡은 20경기에서 23골을 내줘 경기당 1.15골을 실점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