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진양기자] 일본 정부가 추진하려는 소비세 인상이 부채 절감 효과 없이 경제 성장에 장애물이 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됐다.
(뉴스토마토 자료사진)
1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등 주요 외신은 "소비세 인상이 정부의 부채 비율을 줄이는데 큰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라며 "오히려 이는 엔화 가치의 지속적인 하락을 불러올 것"이라고 전했다.
현재 아베 내각은 현행 5%의 소비세율을 내년 4월에 8%, 2015년 10월에 10%로 인상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국내총생산(GDP)대비 부채 비율이 200%를 크게 상회하는 상황에서 세수 확보에 주력하기 위해서다.
다만 이를 두고 다수의 경제 전문가들은 소비세 인상이 미약한 경기 회복세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우려를 표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도 "막대한 부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소비세 인상이 필요하다"면서도 "이는 경제성장률을 0.3~0.4% 떨어뜨릴 수 있다"고 전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성장률이 최대 2%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들이 소비세 인상을 부정적으로 보는 이유는 지난 1997년의 실패 경험 때문이다.
당시 일본 정부는 소비세율을 3%에서 5%로 인상했다.
세율 인상 초기에는 물가상승률이 0.3%에서 2.1%로 대폭 상승하고 달러당 127엔에 머물던 엔화 환율이 한달여 만에 112엔대까지 떨어지는 등 가시적인 효과가 나타났다.
그러나 이는 오래 가지 못했다. 아시아 금융위기로 일본 경제는 침체기에 빠져들었고, 이후 15개월 동안 엔화 가치는 30%나 하락해 달러 당 147엔을 웃돌았다.
자산 가격 폭락에 외국인 투자자들은 급격히 빠져나갔고 1999년 기준 GDP 대비 부채비율은 105%를 기록했다.
인플레이션율 역시 다시 0%대로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내년 4월 소비세 인상이 시행될 경우 15년전의 실패가 되풀이 될 것으로 우려했다.
글로벌 경제의 변동성이 심하기 때문에 수출에 기댄 경제성장은 오래가지 못할 것이며, 임금 인상이 함께 수반되지 않을 경우 소비세 인상은 일본 내 소비 활동을 위축시키는 결과만을 가져올 것이란 설명이다.
아베 총리의 경제 자문을 했던 하마다 코이치 예일대 교수는 "비행기는 이륙 할 때가 가장 불안정하다"며 일본 경기 회복의 불확실성을 경고했다.
이제 막 회복의 조짐을 보이는 만큼 성장을 저해할 수 있는 요인은 최대한 줄여야 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