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수현기자]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는 19일 자신이 대선 개입 국기문란 사퇴와 관련, 교수직을 사퇴한 것에 대해 "표현의 자유 때문"이라면서 "제가 하고 싶은 말, 해야 할 말에 구애받고 싶지 않아서"라고 밝혔다.
표 전 교수는 이날 국회에서 열리고 있는 국가정보원 국정조사특별위원회 2차 청문회에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해 정청래 민주당 의원의 질문을 받고 이같이 말했다.
표 전 교수는 "정통 보수주의자를 자처하는데 정통 보수의 핵심적 가치가 무엇이냐"고 정 의원이 묻자 "자유, 민주, 헌법에 대한 수호의지, 나와 생각이 다른 자에 대한 배려와 존중·인정이라고 생각한다"고 대답했다.
또 "정통 보수주의자 입장에서 이번 사태가 잘못된 것이냐"는 정 의원의 이어진 질문에 대해선 "네"라고 답변했다.
그는 "무엇이 가장 큰 문제냐"는 질의엔 "시기와 시간, 내용이 잘못"이라면서 "일요일 밤 11시 발표라는 건 대단히 이례적이다. 그 내용 자체가 아직 댓글 흔적을 찾지 못했다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표 전 교수는 "실종사건이라면 왜 실종자를 발견하지 못했다는 걸 일요일 밤 11시에 하겠나. 도저히 이해하지 못했다"면서 "그날 밤 모든 TV에 자막으로 커다랗게 배너로 '댓글 흔적 발견 못해'라고 나왔고, 다음날 조간에도 의도는 모르겠으나 잘못되게 대선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봤다"고 진술했다.
그는 이어 "제가 이 사건을 외부에서 들여다봤을 때 뭔가 경찰이 적극적이지 않고, 신속하지 않고, 엄정하지 않다는 느낌을 받았다"면서 "수사에 관한 보도나 발표가 없었다는 점이 왜 주저할까 의심을 일으켰다"고 전했다.
그는 "국정원 여직원 김모씨가 국정원 직원 신분이 확인됐고, 그분의 글이 국정원법과 공직선거법 위반이 확인이 됐다면 혼자가 아니라 공모자나 지시자가 있을 것이고, 그분의 신병을 확보해야 하지 않았을까"라면서 "체포 또는 구속을 통해 윗선에 대한 수사가 있어야 하는데 그게 없었다는 것이 상당히 의아했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저희가 보기엔 일선 경찰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정치적 성향을 띈 간부들의 의도가 의심이 되는데 그런 부분이 실제로 일어날 수 있나"는 이상규 통합진보당 의원의 질문을 받은 표 전 교수는 이에 대한 의견도 개진했다.
표 전 교수는 "저는 현장의 수사관들을 전적으로 믿는다. 본능이라는 게 있기 때문이다. 추적 욕구가 생긴다"면서 "그런데 이 사건은 유독 혐의와 단서가 있는데 추적을 안 했다. 현장 수사관의 의지가 아니었을 것"이라고 봤다.
그는 "이 사건이 갖는 정치적 의미 때문에 지시가 본능을 막아선 것 아닌가 하는 의심을 저도 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