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봄이기자] '서울에도 잘 찾아보면 2억 이하 전셋집이 있다?' 한창 전셋집 마련에 고심하고 있는 실수요자 입장에서는 무려 2억원 이란 큰 돈이지만 요즘 같은 상황에선 그나마 솔깃한 말이다. 하지만 시장은 그리 만만치 않다.
비수기에도 전세가 오름세가 가파르게 이어지면서 실수요자들의 불안감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올해 수도권 아파트 전셋값은 4.81% 상승해 지난해 2.36%보다 오름폭이 컸다. 비수기인 올해 하반기에도 1.06% 올랐으며 서울은 지난 한주간 0.13% 상승해 2년만에 최고 상승률을 경신했다.
자금 여력이 있어도 전세를 고집하는 수요자들은 그나마 여유가 있지만 전세보증금 대출마저 부담스러운 세입자들은 마음이 더 급해질 수밖에 없다.
◇눈높이 낮추면 전셋집 구한다?..전세품귀 예외없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눈높이를 낮추면 서울 외곽 지역에 저렴한 전셋집을 구할 수 있다고 조언하고 있다.
◇서울 공급면적 65㎡ 이상 전세가 2억원 미만 주요 단지(자료=부동산114)
20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 시내 보증금 2억원 이하 아파트 단지는 89곳(14만1280가구)에 달한다. 1억원 이하 단지도 32곳(4만8343가구)이다.
자치구별로는 중소형 주공아파트가 밀집한 노원구가 17개 단지(3만4460가구)로 가장 많았고 도봉구(1만3177가구), 강동구(2만2688가구), 양천구(1만527가구)가 뒤를 이었다.
수치로만 보면 적지 않다. 하지만 이는 전세 시세를 기준으로 전체 가구 수를 산정한 것이기 때문에 이 중 전세 매물이 얼마나 있는지는 파악하기 어렵다.
인근 공인중개업소에 전세 문의를 해 보면 전셋집이 아예 없거나 턱없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
◇시세는 상대적으로 저렴하지만 물건 없어
실제 471가구 규모의 노원구 상계동 한신2차 아파트는 전세 매물을 찾아보기 힘든 상황이다. 전용 45㎡ 기준 보증금 2000만원, 월세 50만원 정도의 월셋집이나 매물은 쉽게 구할 수 있지만 전셋집은 길 건너편 인근 단지에 1~2가구 정도 남아 있는게 고작이다.
성북구 석관동 두산아파트는 2000가구에 가까운 대단지임에도 전세 매물이 없다. 전용 54.55㎡ 평균 시세(KB부동산 시세 기준)가 1억6750만원이지만 2억원을 줘도 물건이 없다는 게 인근 공인중개업소의 설명이다.
그마저 구할 수 있는 전셋집은 대출이 낀 집들인 경우가 많다. 중랑구 신내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몇몇 단지에 전세 매물이 1~2가구씩 남아 있지만 전부 대출이 몇천만원씩 있는 곳들"이라며 "대출이 없는 깨끗한 전세물건은 찾아보기 힘든 상황"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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