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국적제약사 CEO에 줄줄이 한국인 선임..왜?

사노피 내달 한국인 선임 예정..올초 애보트도 한국인 임명
상위 10곳 중 4곳 한국CEO..“국내 마케팅 고려 현지화 전략”

입력 : 2013-08-21 오후 3:22:12
[뉴스토마토 조필현기자] 다국적제약사들이 최근 잇달아 수장(CEO)을 한국인으로 교체하고 있어 그 배경에 주목된다. 5년 전만 해도 한국인 CEO가 전무했다는 것을 감안하면, 다국적제약사들의 현지화 전략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분위기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사노피아벤티스코리아는 내달 배경은 신임 CEO를 선임할 계획이다. 배 대표는 앞으로 사노피아벤티스를 포함해 관련 회사인 사노피파스퇴르, 젠자임, 메이알 등을 총괄 진두지휘하게 된다.
 
배 신임 대표는 서울대 약대를 졸업하고, 한국노바티스에 입사하면서 제약계에 발을 내딛었다. 한국노바티스에서는 항암제 사업부, 피부·내분비질환·호흡기질환 사업부, 골대사성 사업부 등의 총책임자로 근무해왔다. 최근까지 젠자임 대표를 맡기도 했다.
 
앞서 한국애보트 역시 올 초 정유석 대표를 새 CEO로 임명했다. 정 대표는 연세대 경영대학원 MBA 과정을 졸업하고, 한국존슨앤존슨메디칼의 세일즈, 마케팅 임원을 거쳤다.
 
이처럼 한국인이 다국적제약사 CEO에 임명된 주된 이유로, 업계에서는 다국적제약사들의 ‘국내 마케팅을 고려한 현지화’ 전략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무엇보다 정부가 리베이트 등 제약산업 규제 강화로 정책 방향을 잡으면서 정부 당국자들과의 의사소통을 강화하기 위한 측면이 강하다는 분석이다. 아무래도 의사소통은 물론 학연, 지연 등을 중시하는 우리문화에 녹아들기 위해 적임자를 찾고 있다는 평가다.
 
또 다른 이유로 한국이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가 높아짐에 따라 자연스레 본사와의 교류가 많아졌고, 이것이 국내시장 사정을 잘 아는 한국인 CEO의 필요성을 증대시켰다는 해석이다.
 
다국적제약사 관계자는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라야 한다는 말이 있다"며 "국내 현지 사정에 밝은 마케팅 전문가를 CEO로 임명하면서 무엇보다 한국 정서에 맞는 전략을 펼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뉴스토마토>가 매출 대비 상위 다국적제약사 10곳을 상대로 CEO 현황을 확인한 결과, 4곳이 한국인 CEO 체제로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배경은 사노피아벤티스 대표를 포함해 이동수 화이자 대표,  김진호 GSK대표, 정유석 애보트 대표 등이다.
 
이중 최장수 한국인 CEO는 한국GSK의 김진호 대표로, 올해 CEO 15년째를 맞았다. 그는 현재 한국다국적의약산업협회(KRPIA) 회장도 겸임하는 등 다국적제약사들의 목소리를 반영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한편 한국아스트라제네카 박상진 대표는 최근 독일GSK 사장으로 임명돼 깜짝 인사의 정점을 보여줬다. 됐다. 한국인 CEO가 외국법인 대표이사로 자리를 옮긴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박 대표가 독일GSK 수장으로 자리를 옮김에 따라 현재 한국아스트라제네카 대표 자리는 공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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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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