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안준영기자] 창사이래 최대의 조직개편후 처음 열린 삼성 사장단 협의회에서 화두는 단연 '경기 회복시기' 였다.
이윤우 삼성전자 부회장 주재로 서초동 삼성 사옥에서 열린 이날 회의는 현정택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이 초청돼 글로벌 경기 전망에 대해 특강했다.
현 원장은 "2008년을 기점으로 경제가 악화되면서 작년 9월 이후 전혀 다른 세계가 시작됐다"며 "경기회복 전망은 V자형, L자형, U자형 등 상반된 견해가 있지만, IMF나 각국 정부 등 공식기관들은 대체로 2010년이면 경기가 회복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 원장은 그러나 내년에 경기가 회복되려면 미국 오바마 행정부 등이 효과적인 경기부양책을 제시하고, 각국이 보호무역주의로 가서는 안된다는 전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KDI는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상반기 -2.6%, 하반기 3.8로 연간 0.7%로 내다보고 있고, 경상수지는 흑자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며 "우리 경제에서 한가지 다행스러운 것은 유가와 원자재값이 떨어지고 있어 우리 경제에서 구매력이 위축된 것을 부분적으로 완충하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경기회복 이후에 우리가 확보할 수 있는 파이를 키우기 위해서는 성장잠재력 확충이 필요하다"며 규제완화, 공공부문 개혁, 서비스 사업과 중소기업 경쟁력 확보, 한미 FTA 비준, 법질서 확립 등을 강조했다.
현 원장의 발표 뒤 삼성 사장단은 현재의 통화증발이 장차 인플레이션을 가져올 가능성을 지적하는 등 중장기 전망에 촉각을 곤두 세웠다.
삼성SDS 김인 사장은 "각국 정부가 유동성 확보를 위해 돈을 찍어내고 있는데 관리가 가능한 수준이냐"고 질문했다.
이에 대해 현 원장은 "솔직히 지금은 우선 불을 끄고 보자는 식이어서 선처방적 요소가 강하다"며 "세계적인 경제전문가들은 어느 시점에 가서 인플레 징후가 포착되면 다시 인플레를 관리하는 수순으로 갈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 원장은 또다른 참석자로부터 환율 전망에 대한 질문을 받고 "KDI는 환율에 대한 공식 전망은 안하지만, 우리 원화의 실질적 가치, 즉 실효 환율은 저평가돼있다고 말할 수 있다"며 "그러나 저평가가 언제 정상적으로 되는가는 불확실하다"고 답변했다.
한편, 이윤우 부회장과 함께 쌍두마차로 삼성전자를 이끌고 있는 최지성 사장은 오늘부터 시작된 완제품 (DMC) 부문 경영전략회의 때문에 참석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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